(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세계 1위 반도체 노광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 ASML도 미국의 새로운 규제 발표 직후 중국에서 일하는 미국인 직원들에 작업 중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ASML은 내부 고지를 통해 미국 영주권자를 포함한 미국인 직원에게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중국 내 고객에게 직·간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식통을 인용해 14일 전했다.
ASML은 미국 관리 부서에 이같이 고지했으며, 해당 고지에는 "ASML은 여전히 어떤 특정 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이 이번 규제의 영향을 받는지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적혀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기업이 ▲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 14nm 이하 로직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를 수출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의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에는 미국 기업뿐 아니라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중국 반도체 업체를 지원하는 것을 제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ASML은 2000년 중국 지사를 설립했다. 선 보 ASML 부회장 겸 중국 총괄은 지난달 중국 경제매체 제몐신문과 인터뷰에서 중국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현지 직원 수가 2017년 500명 미만에서 올해 8월말 현재 1천500여명으로 3배로 뛰었다고 밝혔다.
SCMP는 전날에도 중국 최고 반도체 장비업체 베이팡화창(나우라 테크놀로지)이 자국에서 일하는 미국인 직원들에 작업 중단을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반도체 장비업체 KLA와 램 리서치가 중국 국영 반도체 생산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에 파견했던 기술자와 직원들을 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CMP는 램 리서치의 상하이 사무실을 방문해 이번 사태와 관련해 직원들에 질의했으나 답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램 리서치의 침묵은 중국에서 반도체 관련 기업의 미국인 직원들이 서둘러 미국의 새로운 규제를 준수하려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며 "미국 여권이나 시민권을 가진 엔지니어와 중역들이 중국의 발전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이번 규제는 중국 반도체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중국 태생의 엔지니어 데이브 램이 198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운 램 리서치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상하이에서 현장 서비스 엔지니어부터 기술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인력을 구하고 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