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따른 종목별 차별화 장세 예상…3분기 실적보다는 가이던스 봐야"
(서울=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에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되면서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역성장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을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80곳의 올해 연간 매출 추정치는 2천474조2천257억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205조8천487억원이다.
이는 작년보다 매출은 19.6%, 영업이익은 0.4% 많은 수치다.
문제는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3개월 전만 하더라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22조5천629억원이었으나 1개월 전 216조4천515억원, 이달 205조원대로 급감했다. 이 같은 감소세가 이어지면 결국 역성장으로 결론 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상장사들은 상반기에는 역대 최대 영업이익,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7일 '어닝쇼크' 수준의 잠정실적을 발표한 것을 필두로 3·4분기 실적 추정치가 대폭 하향 조정됐다.
물가 상승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며 소비가 둔화하고, 기업들의 이자 비용 부담도 함께 올라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삼성전자는 앞서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76조원, 영업이익은 32.73% 하락한 10조8천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3분기 코스피 상장사 165개사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44조8천57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8.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개월 전 추정치보다는 16.4%, 1개월 전보다는 9.8% 낮아진 것이다.
삼성전자(-31.7%)·SK하이닉스[000660](-45.3%)를 비롯해 삼성증권[016360](-42.7%)·한국금융지주(-41.5%) 등 증권주,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96.8%) 등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전체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의 이익 추정치 하향 강도가 강하고,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냈던 정유회사도 하반기 감익이 예상된다"며 "SK하이닉스 실적 추정치도 더 하향될 것이라고 가정하면 올해 연간 코스피 영업이익은 역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코스피 연간 영업이익은 217조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는데 연간 영업이익이 200조원을 하회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2,200선 부근에서 바닥을 다진 만큼 실적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이번 주부터는 실적에 따라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팀장은 "1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전망치보다 높았는데도 다음날 주가가 올랐다는 것은 이제는 매크로(거시경제)의 시장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이야기"라며 "실적시즌을 지나며 증시가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정 팀장은 "대신 개별 종목별 주가 변동이 나타날 것"이라며 "3분기는 감익이 시작되는 첫 번째 분기이기 때문에 이번 실적보다는 기업이 발표하는 가이던스(실적 전망 안내)를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실적 모멘텀이 있는 업종으로는 자동차와 태양광 등을 꼽았다.
증권업계는 현대차[005380](90.3%), 기아[000270](72.0%) 등 자동차 업종과 한국항공우주[047810](1133.9%), 강원랜드[035250](389.3%), 넥센타이어[002350](358.8%) 등은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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