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게 등장했던 英재무장관 콰텡…'최단기 경질' 불명예퇴진

입력 2022-10-15 02:21   수정 2022-10-15 04:30

화려하게 등장했던 英재무장관 콰텡…'최단기 경질' 불명예퇴진
최초 흑인, 총리 '절친'으로 화제 모았으나 감세정책 후폭풍에 조기 낙마
헌트 신임 장관은 수낵 전 장관 지지…2019년 존슨 전 총리와 경합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쿼지 콰텡 영국 전 재무부 장관이 감세정책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으로 경질되고 리즈 트러스 총리 비판에 앞장선 제러미 헌트 전 외무부 장관이 그 자리를 넘겨받았다.
트러스 총리가 생존을 위해 최측근을 내보내고 반대파를 끌어들인 것이다.
콰텡 장관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트러스 총리로부터 물러나라는 요청을 받아들였다면서 자신의 사임을 알렸다.
430억 파운드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예산을 재정 전망 없이 발표해서 금융시장에 대혼란을 초래한 지 3주 만이다.
취임한 지 38일 만으로 현대 영국 정부에서 최단 시일 내 경질된 재무장관이 됐다. 재임 기간 기준으로는 30일 만에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언 매클라우드 이후 두번째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 중이던 콰텡 장관은 바로 전날만 해도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며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일정을 단축하고 급히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1975년생으로 47세인 콰텡 장관은 9월 6일 동갑내기 '정치적 단짝'인 트러스 총리가 취임하면서 함께 화려하게 등장했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 내각에서 산업부 장관을 지냈지만 재무장관은 급이 다르다. 게다가 트러스 총리와 2010년 함께 의회에 입성 이후 늘 각별한 관계였고 캠프에서 경제정책 등을 함께 짰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마치 러닝메이트처럼 보였다.
가나 이민자 가정에서 자란 콰텡 장관은 영국 첫 흑인 재무장관이지만 이력은 골수 보수당 의원들과 비슷했다. 아버지는 영연방 사무국의 이코노미스트이고 어머니는 변호사였으며 명문 사립 이튼 스쿨 등 학비가 비싼 학교를 다녔고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콰텡 장관은 트러스 총리와 함께 감세를 통한 경제성장을 내세우며 지난달 23일 미니예산을 발표했다.
금융시장은 이미 당일에 불안한 반응을 보였으나 그는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 엉뚱하게 직진만 외치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콰텡 장관이 25일 BBC 인터뷰에서 추가 감세 계획을 밝히자 월요일인 26일 파운드화의 달러화 환율은 사상 최저로 추락하고 채권 가격은 급락했다.
이후 이달 초 트러스 총리가 콰텡 전 장관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을 하지 않으면서 둘 사이에 균열이 공개됐고 이는 더욱 시장의 불신을 키웠다.
연기금 유동성 우려에 중앙은행이 긴급 시장개입을 했지만 근본적 문제가 남아있다 보니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았다.

제러미 헌트 신임(56) 재무부 장관은 이번 보수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했다가 초기에 탈락한 뒤 트러스 총리의 경쟁자였던 리시 수낵 전 재무부 장관을 지지했다.
2019년엔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함께 당대표 자리를 두고 마지막까지 경합했으나 큰 표 차로 패했다.
이후엔 하원 보건복지위원장으로만 활동했으나 그 전엔 내각에서 경험을 오래 쌓은 노련한 정치인이다.
문화부 장관으로 런던 올림픽을 치렀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최장수 보건부 장관을 역임했고 2018∼2019년에는 외무부 장관을 맡았다.
런던 남부 서리 지역 출신으로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정치·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일본에서 영어 교사를 하기도 했다.
중국계 부인과는 2009년에 결혼해서 세 자녀를 두고 있다. 워릭대에서 학생 유치 관련 업무를 하던 부인은 당시 헌트 장관의 온라인 교육 회사의 고객이었다.
그는 이후 이 회사 매각으로 1천400만파운드(226억원)를 받아서 '갑부' 의원에 이름을 올랐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트 장관에 관해 자신의 '낮은 세금, 높은 성장' 경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보수당 경선 때 법인세율을 19%에서 15%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러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인세율을 동결하려던 안을 철회하고 예정대로 내년에 25%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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