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스 소셜' 측근 폭로…"거부했더니 보복성 해임" 주장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회사 임원들의 지분을 부인 멜라니아에게 넘기라고 압박하는 등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폭로가 나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만든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TMTG) 출신인 윌 윌커슨이 이런 주장과 함께 회사 측의 위법행위를 뒷받침하는 내부 자료를 연방 수사기관과 WP에 제공했다.
동시에 그는 내부고발자로 인정받는 절차도 타진 중이다.
윌커슨에 따르면 멜라니아에게 지분을 넘기라는 압박을 받은 당사자는 TMTG의 공동 창업자 중 하나인 앤디 리틴스키다.
리틴스키는 지난해 10월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분 일부를 멜라니아에게 넘기겠느냐?"는 전화를 받고 이를 바로 윌커슨에게 털어놨다. 그는 그로부터 5개월 뒤 회사 이사회에서 해임됐다.
윌커슨과 리틴스키는 그의 해임은 멜라니아에게 지분 넘기기를 거부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보고 있다.
리틴스키가 회사 지분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그는 이 문제에 대한 이메일과 전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TMTG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디지털 월드 애퀴지션(DWAC)과의 합병이 추진되면서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했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기 이름 사용과 회사에 일부 참가하는 대가로 회사 지분 90%의 소유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측 합병은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금융산업규제국(FINRA) 등이 조사에 착수한 후 뚜렷한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윌커슨은 변호사를 통해 SEC에 제출한 수백 건의 회사 문서와 사진, 음성 녹음 등을 통해 트럼프 미디어 출범 후 벌어진 회사의 부당 행위 등을 폭로하고 자신은 내부고발자로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미디어가 소셜미디어와 비디오 스트리밍, 라이브 이벤트, 온라인 지불 시스템 등을 갖춘 신흥 미디어 제국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그런 계획들은 격렬한 내분과 기술적 실패, 트럼프 측근들의 권력 다툼 등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업인수목적회사(SPAC)를 통해 투자금을 모금하는 트럼프 미디어의 계획은 '사기적인 거짓 설명'을 근거로 한 것이라며 이는 연방 증권법 위반행위라고 지적했다.
윌커슨은 또 회사가 설립된 뒤 트럼프 일가의 회사인 트럼프 오가니제이션(Trump Organization)이 회사 운영에 개입하고 트럼프 미디어와 아무 관계가 없는 두 아들, 도널드 주니어와 에릭이 회사 지분을 요구하는 부당행위가 계속됐다고 폭로했다.
트럼프 미디어 측은 윌커슨의 주장에 대한 WP의 질문에 성명을 통해 "회사는 이미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WP는 이런 성공은 무시한 채 거짓과 명예를 훼손하는 주장, 조작된 정보 등이 가득한 질문을 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트럼프 미디어는 지난 8월 SEC에 내부고발 자료들을 제출한 윌커슨을 지난 13일 '허가 없이 회사 정보를 무단 공개했다'는 이유로 해고했으며, 윌커슨 측은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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