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금리 인상·화재로 인한 '먹통' 악재까지 겹쳐 추락
"코스피, 2,000 밑돌 가능성…코스닥 낙폭 더 클 것"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채새롬 송은경 기자 = 물가 고공행진에 금리 인상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약세장이 지속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17일 개장 직후 2,177.66까지 저점을 낮췄다가 외국인과 개인 매수에 힘입어 2,200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660대까지 내렸다가 680대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시장에선 물가가 예상외로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강도가 약해지지 않으면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에 보수적인 전망이 주류를 잇는다.
지난주 후반 미국 뉴욕증시도 물가 지표에 따라 급등했다가 급락세로 돌변했다.
미시간대가 발표한 1년 기대인플레이션이 종전 4.7%에서 5.1%로,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종전 2.7%에서 2.9%로 각각 높아진 것으로 드러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연 5.00%까지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 12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0년 만에 연 3.00%로 올려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미국 등 각국 중앙은행이 고강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며 "실물 경제 악화까지 고려하면 시장이 반등세로 돌아서기 어려운 환경이 연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코스피 저점은 2,100선으로 본다"며 "긴축과 경기 둔화가 시스템 리스크로까지 번지지 않으면 코스피는 2,100∼2,300 정도 낮은 수준의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져 인상 폭은 다음 달 0.75%포인트, 12월 0.50∼0.75%포인트로 각각 예상한다"며 "미 연준 기준금리가 연말에 연 4.75%까지 높아지면 코스피는 2,000선에서 저항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경기침체 변수는 아직 전 세계 금융시장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경기 충격이 현실화하면 기초여건(펀더멘털)에 근거한 주가 하락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으로 물가 부담은 다소 낮아질 수 있더라도 전 세계 금융시장 추세의 핵심 변수인 경기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경기침체와 실적 악화 등 기초여건(펀더멘털) 변수에 의한 추가 하락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 경기 침체 증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 금리 부담에 따른 충격이 커질 것"이라며 "증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조정 내지는 저점을 낮춰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관적으로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연 5.00% 위로 올리면 코스피는 2,000을 하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맥쿼리증권도 "현재 시장은 거시경제의 악화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다"며 코스피가 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전망치 상단은 기존 2,800에서 2,600으로, 코스피 전망 하단은 기존 2,100에서 1,900으로 조정한다"며 코스피가 2,000을 밑돌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증시 조정이 끝나려면 미국의 긴축 사이클이 언제 끝날지, 최종 금리가 어느 선에서 형성될지 시장 전망치(컨센서스)가 형성돼야 한다"며 "시장에 대한 바닥론과 본격 상승 시점을 논할 수 있을 때까지, 앞으로 6개월 정도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특히 성장주들은 기본적으로 금리에 민감해 통화정책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며 "최근 악재가 발생하면서 플랫폼주 전반에서 좋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에서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고평가를 받으며 시가총액 9위와 11위에 각각 올라 있다.
그는 "코스닥시장도 금리가 올라가면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고 재무적인 리스크도 커진다"며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낙폭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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