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의존 기사들 '주말 멘붕'…중개택시 피해구제 마땅찮아
국토부, 택시업계 피해규모 파악…"피해보상 지원"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카카오[035720] '먹통' 사태로 호출 콜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본 택시업계가 성명서를 내고 대응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택시 단체들을 통해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섰다.
17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한국노총),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민주노총),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개인택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법인택시) 4개 단체는 18일 성명서를 내고 카카오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들 단체는 카카오의 독과점이 불러온 문제점을 지적하고, 적정한 보상 등 책임을 다하라고 카카오에 요구할 계획이다.
한 택시단체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업계 쪽에 직접 연락해 피해 규모를 파악해야 하는데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며 "비상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대비도 없이 독과점을 해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무료로 카카오T 앱을 이용해온 대부분의 중개택시 기사들은 피해 구제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카카오T블루에 가입한 가맹택시 기사들은 월 3만9천원의 사용료를 내기 때문에 가맹사업거래 공정화법에 따른 피해 보상이 가능하다.
가맹택시 기사들은 전국 택시기사 23만8천명 중 3만여 명 정도다.
이외에 카카오T 앱을 이용하는 대다수의 택시기사들은 근무시간, 지역, 당일 사정 등 다양한 요인이 있기 때문에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 택시기사들은 카카오T 외에도 우티(UT), 반반택시 등 다른 택시 앱들을 중복해서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법조계에서 실제 가맹 서비스 이용료를 넘어선 추가적 손해배상이 쉽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이양덕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무는 "가맹택시의 전주 대비 매출액과 호출 수를 대비해 피해액을 산출해보고 있다"며 "중개택시 기사들은 무료로 앱을 이용하고 있지만, 카카오T 앱에 종속된 상황이라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기에 카카오가 적정한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노사본부 부장은 "특히 택시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는 기사들은 전적으로 카카오에 의존을 해왔기에 그야말로 '멘붕'이 왔다고 한다"고 주말 사이 혼란상을 전했다.
이 부장은 "카카오T 앱으로 자동결제를 하던 승객들이 결제를 제대로 못 해 통장으로 이체받거나 결제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법인·개인택시연합회를 통해 피해 조사에 나섰다.
피해 규모를 전반적으로 파악한 뒤 구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신속, 적절하고 투명한 피해보상이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카카오는 무한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신속한 피해 보상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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