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 채택 불발에 의장요약문 대체 발표…"다수 국가 러 침공 규탄"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주요 20개국(G20)이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변화 대응 등을 놓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채 빈손으로 폐막한 지 사흘 만에 의장국 요약문을 발표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의장국인 인도네시아는 이날 회원국간 갈등 상황을 고스란히 반영한 의장 요약문을 내놓았다.
요약문은 우크라 전쟁에 대해 "다수의 회원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전쟁을 강하게 규탄했으며 러시아의 불법적이고 정당하지 않은 공격이 세계 경제 회복을 악화하고 있다는 견해를 표출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요약문은 지난 12∼13일 미국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와 함께 열린 이번 회의가 합의문(코뮈니케) 발표 없이 폐막한 지 사흘 만에 나온 것이다.
통상 이런 합의문은 회의 종료 몇 시간 안에 나오지만, 이번에는 참석 국가 간 이견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과 독일, 영국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하게 반대하지만 중국, 인도처럼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거나 브라질처럼 러시아와 경유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는 국가도 있어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요약문에는 "몇몇 회원국들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식량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점을 언급했다. 한 회원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러시아) 제재가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준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한 회원국은 제재가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주원인이라는 견해를 밝혔다"는 내용이 담겼다.
화석연료 사용과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도 또 다른 쟁점이 됐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주축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최근 미국의 반대에도 감산을 결정한 상황이다.
의장 요약문은 "다수 회원국이 기후변화와 같은 장기적인 구조적 문제에 대한 계속되는 행동의 중요성을 언급했는데, 한 국가는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를 성급하게 중단하는 것을 경계했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균형 잡히고 공평한 이행 정책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최근의 달러 강세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재고 요구 등이 뚜렷하게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각국이 겪는 어려움은 요약문에 포함됐다.
요약문은 "취약계층의 구매력 유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충격 완화를 돕기 위한 일시적이고 조준된 조치들은 추가 인플레이션 압박을 피하도록 잘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여러 국가의 통화가 변동성 증가와 현저한 절하를 겪었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경쟁적인 평가 절하를 피하도록 한 2021년 4월 G20 회의 합의문을 재확인했다.
앞서 IMF의 정책 방향, 전략 등을 제시하는 자문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역시 러시아의 반대로 공동 성명을 채택하지 못하고 IMFC 의장인 나디아 칼비노 스페인 경제장관 명의의 성명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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