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국·美 B-52 등 공중전력 60대 동원…'핵공유 체제' 가동능력 점검
러 ICBM 훈련 이어 '맞불 핵연습' 가능성…긴장 고조 우려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 상황에서도 17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례 핵억지연습에 돌입했다.
나토에 따르면 이날부터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핵억지연습 '스테드패스트 눈'은 벨기에 주관으로 나토 회원국 14개국, 미국의 전략폭격기 B-52를 포함해 60여대 공중전력이 참가했다.
훈련은 벨기에·북해·영국 상공 일대에서 진행된다. 실탄은 사용되지 않는다.
스테드패스트 눈은 핵전쟁 시나리오 등을 가정해 나토식 '핵 공유 체제' 가동 능력을 점검하기 위한 정례 연습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현재 벨기에·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튀르키예 등 유럽 5개국에 공중투하용 B-61 계열 전술핵폭탄 150여 기를 배치해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를 유사시 운용하는 방안 등이 집중적으로 점검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에서 서방 간 군사적 결속력을 과시하는 동시에 러시아를 향해 우회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차별 공습을 이어가고 핵 위협도 서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오히려 더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러시아가 이번 훈련을 명분삼아 대규모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러시아 국방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야르스'(Yars)를 동원한 훈련 진행 사실을 전격 공개한 데 이어 국경 보호를 명분으로 동맹국인 벨라루스와 지역연합군을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통상 10월 말에는 러시아의 연례 핵연습인 '그롬'(Grom·우뢰)이 실시돼 왔다는 점에서 맞불 훈련 가능성도 제기된다.
나토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사전에 훈련 규모와 일정 등을 직접 공개하면서도 이번 훈련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계획된 정기적 훈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이달 말 훈련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훈련 장면을 공개하지 않는 등 '절제'(low key)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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