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논의 여부도 의견 엇갈려…구상금 청구소송 전초전 관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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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성호 오규진 기자 =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035720] '먹통' 사태의 원인과 책임론을 두고 SK 주식회사 C&C와 카카오가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전체 서버에 대한 전력 공급 차단을 두고 SK C&C는 양해를 구했다고, 카카오는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이용자들에게 피해 보상을 마친 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SK C&C에 낼 구상금 청구 소송의 전초전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18일 관계 당국과 IT 업계에 따르면 먹통 사태를 부른 SK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는 지난 15일 오후 3시 19분 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발생했다.
전기실 내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가 일며 불이 났고, 5개의 랙(선반)으로 이뤄진 배터리 1개가 모두 타며 전력 공급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오후 3시 33분에는 카카오가 사용하는 일부 서버에 전력이 끊겼다. 이로 인해 카카오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인 카카오톡과 포털 사이트 다음 서비스 등의 정상 운영이 중단됐다.
이후 출동해 진화에 나선 소방당국은 누전·합선 등 더 큰 피해가 빚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우선 물이 아닌 소화약제(냉각용 가스)를 사용했다.
그러나 좀처럼 불길이 잡히지 않자 소방당국은 오후 4시 52분 "화재 진압에 물을 사용해야 한다. 누전 위험이 있으니 전력을 차단해달라"고 SK C&C 측에 요청했다. SK C&C는 이에 센터의 전체 전력 공급을 차단했다. 이때부터는 카카오 연계 서버 외 네이버 등 모든 서버 기능이 중단됐다.
바로 이 지점에서 두 회사의 입장이 엇갈린다.
SK C&C는 소방당국의 요청을 받고 카카오 측에 진화하는 데 물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한 뒤 '양해'를 구하고 전체 서버 전력 공급을 차단했다는 입장이다.
SK C&C 관계자는 "(비상) 상황에서 고객사에 변경 사항을 알리는 매뉴얼에 따른 절차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카오 측은 '양해'를 구하는 과정은 없었고 일방적인 통보를 통해 전력 차단이 이뤄졌다고 반박한다.
카카오 관계자는 "전원 차단 전에 SK C&C로부터 연락을 받기는 했지만, 통보였을 뿐 협의를 구한 것은 아니다"라며 "애초 화재 발생 직후 카카오 서버의 85%에서 전원이 차단됐고, 카카오의 전체적인 서비스가 함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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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와 SK C&C는 또 회사 간에 손해배상 관련 논의를 할 계획을 세웠는지에도 입장 차이를 보인다.
카카오와 관계사 카카오페이[377300], 카카오게임즈[293490]는 지난 17일 오전 공시를 통해 "서비스 정상화 이후 SK C&C 측과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 배상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SK C&C 측은 카카오가 이 공시를 하기 전후에 SK C&C와 협의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SK C&C 관계자는 "저희는 카카오와 싸우고 싶은 생각은 없다"면서 "카카오가 공시에서 밝힌 바와 같이 구체적으로 협상하자고 하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등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와 네이버의 일부 서비스에서 발생한 오류는 18일 오전까지도 일부 이어지고 있다.
sh@yna.co.kr,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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