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골절 수술 후 혈전 방지에는 저용량 아스피린이 항응고제 헤파린 못지않은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는 골절 수술 후 혈전 위험을 막기 위해 대표적인 항응고제인 주사형 저분자량 헤파린(low-molecular-weight heparin)이 몇 주 동안 투여되는 것이 보통이다. 저분자량 헤파린은 주사로 맞아야 하고 아스피린에 비하면 약값도 훨씬 비싸다.
수술이 필요한 골절 환자는 정맥에 혈전이 생기기 쉽다. 정맥 혈전 조각이 떨어져 나와 혈관을 타고 돌다가 폐동맥을 막으면 치명적인 폐동맥 색전증(pulmonary embolism)이 발생할 수 있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 메디컬센터 외상센터 정형외과 과장 로버트 오툴 교수 연구팀이 미국과 캐나다의 21개 외상 센터에서 1만2천211명의 외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2017~2021년 진행된 임상시험(PREVENT CLOT)에서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15일 보도했다.
임상시험은 환자들을 무작위로 절반씩 나누어 저분자량 헤파린을 하루 두 번 또는 저용량(81mg) 아스피린을 하루 두 번 90일 동안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차적으로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막아주는 효과에 있어서 저용량 아스피린이 저분자량 헤파린에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아스피린 그룹에서는 47명, 헤파린 그룹에서는 45명이 사망했다.
2차적으로 비치명적(non-fatal) 폐동맥 색전증 발생률이 두 그룹 사이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출혈 등 모든 안전 결과(safety outcome)도 두 그룹 비슷했다.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헤파린 그룹이 다리 정맥 혈전 발생률이 낮았다는 것인데 그나마 큰 차이는 아니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모든 결과는 전체적으로 정형외과 외상 수술 환자의 수술 후 폐동맥 혈전과 사망 위험을 막는 데는 저용량 아스피린이 저분자량 헤파린의 현실적인 대안(viable option)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분명한 증거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는 골절 수술 후 진료 지침에 중요한 영향을 미쳐 표준 진료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이 연구에는 존스 홉킨스 대학 보건대학원 중증 외상 연구 컨소시엄(METRC: Major Extremity Trauma Research Consortium) 연구팀도 참여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미국 정형외과 외상 협회(Orthopedic Trauma Association) 연례 학술회의에서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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