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려 110억 유로(약 15조4천억원)에 이르는 천연가스 수입 비용을 절약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환경 싱크탱크 E3G와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EU 전체 에너지 수요에서 재생에너지가 충당한 비율은 24%로 나타났다.
이 기간 증설한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를 통해 EU가 절감한 천연가스 수입량이 80억㎥, 금액으로는 110억 유로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EU의 전체 태양광·풍력 발전 설비는 700억㎥의 천연가스 수입을 줄일 수 있는 규모로 금액으로는 990억 유로(약 139조원)에 달했다는 것이다.
27개 EU 회원국 가운데 폴란드의 태양광·풍력 발전량이 전년 동기보다 48.5% 급증하는 등 총 19개 회원국이 이 기간에 태양광·풍력 발전 신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증설은 지난여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한 수력·원자력 발전량 감소를 상쇄하는 역할도 했다.
유럽의 수력 발전량은 이 기간 가뭄으로 21% 줄어들었으며, 원자력 발전량도 19% 감소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E3G의 아르투르 파툴레이아 선임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높이는 것이 거시경제적·사회경제적 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EU가 재생에너지를 통해 고가의 화석연료에 대한 노출도를 줄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에너지를 무기화하는 러시아를 보고 유럽이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고 지정학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했다고 설명했다.
EU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40%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할 계획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새로 마련한 '리파워EU'(REPowerEU) 전략을 통해 재생에너지 비율을 45%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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