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경솔한 대응…예루살렘은 영구적인 수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서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인했던 호주가 4년 만에 이를 철회하자 이스라엘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외무부 등에 따르면 호주 정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서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인했던 2018년의 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페니 웡 호주 외무부 장관은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 내각이 이같이 결정을 내렸다면서, 서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적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웡 장관은 이어 "호주는 이스라엘과 미래의 팔레스타인이 국제적으로 공인된 경계 안에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을 지지한다"며 "호주는 정의와 항구적 '두 국가 해법'을 향한 책임 있는 진전을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다시 동참한다"고 공인 취소 취지를 설명했다.
호주는 우파 성향의 스콧 모리슨 총리 재직 당시인 지난 2018년 서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인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공인한 지 1년 만이었다.
당시 모리슨 전 총리는 "이스라엘 의회와 다수의 정부 기관이 있는 서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기로 했다"면서 "다만 두 국가 해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동예루살렘을 팔레스타인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예루살렘은 1948년 발발한 제1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이 확보한 현 예루살렘의 서쪽 지역을 말한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요르단에 속해 있던 동예루살렘까지 점령한 뒤 서예루살렘과 병합해 수도로 삼았다.
호주 정부의 서예루살렘 수도 공인 번복은 이웃의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웡 장관은 기자들에게 "모리슨 전 총리의 2018년 결정은 호주를 국제사회 다수에게서 멀어지게 했으며, 무슬림이 다수인 이웃 인도네시아의 우려를 낳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반발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영구적인 수도이며 그 어떤 것도 이를 바꾸지 못한다"며 "호주의 움직임은 경솔한 대응이다. 호주 정부가 더 신중하고 전문적으로 대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도 이날 서예루살렘 수도 공인 철회와 관련, 자국 주재 호주 대사를 초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외무부는 또 성명을 통해 "근시안적인 정치적 고려에서 비롯된 결정에 매우 실망했다"고 논평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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