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0대 남성 영사관 부지 끌려가 공격당해…하루 입원"
하원 외교위원장 "맨체스터 총영사가 포스터 뜯고 공격 가담 가능성"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주재 중국 영사관 앞 시위 홍콩인 폭행과 관련해 영국 정부가 중국 외교관을 초치했다.
영국 외무부 제시 노먼 부장관은 18일(현지시간) 의회에서 "외무부는 런던 주재 중국 대사관의 대사대리에게 사건과 관련해서 깊은 우려를 전하고 영사관 직원의 행동을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노먼 부장관은 "영국의 모든 이들은 자신의 견해를 폭력에 관한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밝힐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16일 영국 맨체스터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벌어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규탄 시위에서 홍콩 출신 1명이 영사관 안으로 끌려가 구타당한 사건에 관한 것이다.
맨체스터 경찰 성명에 따르면 이날 영사관 밖에 30∼40명이 모였고 지역 경찰은 시위가 평화롭게 이뤄지도록 지원하기 위해 현장에 있었다.
오후 4시 직전에 건물에서 소수의 남성이 나왔고 시위대 1명이 영사관 영내로 끌려가 공격을 당했다.
경찰은 해당 남성의 안전에 관한 우려에서 개입해 영사관 영내에서 피해자를 빼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30대로 여러 군데 상처를 입고 하룻밤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BBC와 텔레그래프 등은 지난해 홍콩에서 온 민주주의 활동가인 이 피해자가 "그들이 나를 안으로 끌고 가서 때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알리시아 키언스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의회에서 "맨체스터 총영사가 공격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에서 총영사로 보이는 인물이 포스터를 뜯고 시위대 한 명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고 전했다.
키어스 위원장은 "이번 폭행에 연루된 이들은 1주 내 기소되거나 영국에서 추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총영사 연루에 관해 답변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에 관해 "소란을 떠는 사람들이 불법으로 중국 영사관에 들어와 중국 외교관사의 안전을 위태롭게 했다"며 "어떤 나라의 외교기구도 관사의 안녕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 매체들은 그러나 이 설명은 사건 영상 내용과는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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