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미얀마 쿠데타 군부 군인들이 학교 교사를 납치해 참수하는 등 최근 민주 진영의 교육자들을 연이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군인들이 미얀마 중부 마궤 지역의 띳 니 나웅 마을 학교 교사를 지난 16일 납치했으며, 이튿날 3㎞ 떨어진 타웅 민 마을의 학교에서 참수된 시신이 발견됐다.
군부에 희생된 교사는 민주 진영 임시 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근무하던 소 툰 모(46)로 전해졌다.
타웅 민 마을의 한 주민은 "130여 명에 이르는 군인과 친군부 퓨 소 티 민병대가 17일 아침에 마을로 들어올 때 소 툰 모가 두 손이 뒤로 결박당한 채 끌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군대가 철수한 후에 학교 문에 그의 머리가 매달려 있었다"며 "시신은 문에 기댄 채 버려져 있었고 손가락 세 개도 잘린 채 땅에 떨어져 있었다"고 끔찍한 기억을 되살렸다.
소 툰 모는 20년 동안 기숙학교를 운영했던 교육자이자 명망 있는 수학 교사로 지난해 군부 쿠데타 이후 위험을 무릅쓰고 NUG가 운영하는 학교에 자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주민은 "미얀마 군부가 교사와 아이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고 민주 진영을 위협하기 위해 이런 잔인한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얀마 남서부 에야와디주 잘룬구의 학교에서도 시민불복종운동(CDM)에 참여한 NUG 운영 학교의 예 띠하 교장이 지난 17일 흉기에 찔려 살해된 걸로 알려졌다.
이들 사건이 일어난 두 곳은 미얀마 군부의 행정력이 미치지 못해 NUG가 학교를 운영하는 지역이다.
미얀마 기본교육 총파업위원회와 기본교육노조 운영위원회는 군부의 이번 만행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NUG에 교사와 아이들의 보호를 촉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11월 미얀마 총선이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쿠데타를 일으킨 뒤 민주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군부에 의한 사망자는 2천300명이 넘고, 1만5천800여명이 체포·구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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