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현지 조사 유엔 개입 반대…"이란 핵 합의 복원 협상 복잡해질 수도"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러시아군의 이란제 공격용 드론 사용으로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서방의 주장을 러시아가 거듭 부인했다고 타스·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폴랸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 부대사는 19일(현지시간)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 3개국 요청으로 이란의 러시아 무기 지원 정황을 안건으로 다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 직후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란이 러시아에 드론을 판매했다는 서방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안보리 회의에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방의 목적은 분명하다. 그들은 러시아와 이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 인위적인 구실을 만들어 동시에 두 개의 목표물을 공격하려고 한다"며 이번 사안에 대한 서방의 주장을 '근거 없는 비난'으로 일축했다.
폴랸스키 러시아 부대사는 유엔이 서방의 주장으로 촉발된 이번 사안을 조사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우크라이나에 투입할 경우 러시아와 유엔 사무총장과의 협력 관계를 재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그의 직원들은 어떠한 불법적인 조사에도 관여해서는 안 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그들과의 협력을 재평가할 것이고 이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그렇게 하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타스 통신은 유엔 사무국이 폴랸스키 러시아 부대사의 이러한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폴랸스키 러시아 부대사는 또 이란이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공급했다는 서방의 주장은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최근 들어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군이 이란에서 공급받은 공격용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내 전력 및 수도 인프라와 민간 목표물 등에 대한 무차별 공습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란의 러시아 무기 지원은 안보리 결의 2231호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도 지난 한 달 동안 자국 영공에서 이란제 드론 223기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와 이란은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제기하고 있는 의혹을 줄곧 부인하고 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15~16일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며 서방에 맞서는 밀착 행보를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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