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틸렌 글리콜 등 검출…급성 신장질환 99명 사망 사건 조사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네시아 당국이 자국 내 일부 의약품에서 최근 아동 급성 신장질환 집단 사망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유해 성분을 발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디 구나기 사디킨 인도네시아 보건부 장관은 이날 "급성 신장질환을 앓은 5세 이하 아동이 복용한 일부 시럽에서 디에틸렌 글리콜 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부디 장관은 이 성분은 그 시럽에 들어있으면 안 되며 들어가더라도 매우 소량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에틸렌 글리콜 등은 일반적으로 부동액, 브레이크 오일 등 산업용으로 사용되며 감기약 성분의 값싼 대용품으로도 활용된다.
다만, 부디 장관은 얼마나 많은 약에서 유해 성분을 검출했는지, 해당 제품명 등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인도네시아 보건부 대변인은 "이달 18일 기준으로 올해 들어 206건의 아동 급성 신장질환 사례를 발견했으며 이 가운데 99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조사가 끝날 때까지 한시적으로 액체 또는 시럽 약에 대한 처방·공급 중단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아프리카 감비아에서 인도 감기 시럽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어린이 집단 사망 사건이 발생,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조사에 착수한 상황이라 인도네시아 당국의 이번 발표와 대응 조치는 크게 주목 받았다.
WHO는 지난 5일 감비아 어린이 사망 사건이 인도에서 만들어진 오염된 의약품 4개와 관련이 있다며 해당 시럽에는 디에틸렌 글리콜 등이 허용치 이상으로 많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인도 보건 당국도 이와 관련해 해당 약을 만든 메이든 제약사 공장을 점검해 제조 과정에서 12건의 규정 위반을 발견했다며 공장 가동 중단 명령을 내렸다.
인도 매체는 메이든 제약사가 해당 약에 포함된 디에틸렌 글리콜, 프로필렌 글리콜 등 유해 성분에 대한 품질 검사를 하지 않았고 일부 제품에는 제조날짜와 유통기한 표기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감비아에서 문제가 된 인도산 감기약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유통되지 않았다고 인도네시아 식품의약청(BPOM)이 최근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평소 인도산 의약품이 밀수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점을 들어 메이든 제약사 감기 시럽의 인도네시아 불법 유통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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