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받으려던 카슈미르 사진기자, 인도 공항서 출국 막혀

입력 2022-10-20 16:01  

퓰리처상 받으려던 카슈미르 사진기자, 인도 공항서 출국 막혀
7월에도 출국 제지…국제언론단체 "임의적이며 지나친 결정" 비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올해 퓰리처상 수상자인 인도 카슈미르 출신 사진기자가 상을 받기 위해 출국하려다 인도 공항에서 제지당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당국은 지난 17일 뉴델리 국제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타려던 사진기자 산나 이르샤드 마투의 출국을 막았다.
로이터통신 소속인 마투는 올해 퓰리처상 피처 사진 부문 수상자로 상을 받기 위해 미국 뉴욕으로 떠나려던 참이었다. 퓰리처상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상으로 꼽힌다.
그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인도 여권, 항공권 등의 사진을 올리며 "유효한 미국 비자와 항공 티켓을 갖고 있었음에도 델리 공항의 출국 심사대에서 제지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상식에 참여하는 것은 내 인생에 한 번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인도 당국은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마투는 지난 7월에도 파리로 출국하려다 공항 출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는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그 일이 있은 후 여러 관리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마투는 분쟁지 인도령 카슈미르의 스리나가르에서 주로 활동하며 카슈미르 주민의 삶 등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등 카슈미르 지역 전체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인도 당국은 카슈미르 관련 보도나 국제사회의 언급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마투처럼 카슈미르에서 활동하는 언론인은 당국으로부터 밀착 감시를 받아오고 있다. 카슈미르에 대한 외국 언론인의 취재는 사실상 막혀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국제언론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 측은 마투에 대한 출국 금지 결정은 임의적이며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도 당국에 카슈미르에서 일하는 언론인에 대한 모든 형태의 괴롭힘과 협박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남아시아의 화약고'로 불리는 카슈미르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후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을 치른 곳이다.
특히 인도령 카슈미르 내 카슈미르는 인도에서는 이례적으로 무슬림 주민이 다수를 차지한 지역이다.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에 대한 반감도 큰 곳으로 독립이나 파키스탄으로의 편입을 요구하는 이슬람 반군의 테러도 자주 일어난다.
이와 관련해 인도는 파키스탄이 인도령 카슈미르로 끊임없이 테러리스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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