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총리, 선출 사흘만에 나토 찾아…'캐스팅보트' 튀르키예에 유화 메시지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에 속도를 내려는 스웨덴 새 총리가 나토 가입에 있어 캐스팅보트를 쥔 튀르키예(터키)와 한 약속을 이행하겠다며 유화 메시지를 발신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스웨덴, 핀란드, 튀르키예 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며 "합의에 포함된 모든 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능한 한 빨리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나토 가입 승인 절차와 관련해 튀르키예 측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나토에도 가능한 한 신속히 튀르키예에 방문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또 튀르키예를 '친구'라고 언급하면서 "튀르키예 친구들에게 이미 방문 의사를 전달했고, 우리는 방문하기에 적절한 시기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가 언급한 합의는 지난 6월 3국이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의 나토 가입 찬성을 전제로 한 일종의 양해각서다.
스웨덴과 핀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70여 년간 유지해 온 중립국 정책을 폐기하고 6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다.
나토 규정상 기존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찬성해야 신규 회원국 가입이 가능한데, 당초 튀르키예는 양국이 테러 단체를 옹호하고 있다며 반대 의사를 보였다.
이에 스웨덴과 핀란드는 튀르키예와 여러 차례 물밑 협상을 진행했고, 튀르키예가 최대 안보 위협세력으로 여기는 쿠르드노동자당(PKK)과 페토(FETO·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 관련자 인도와 관련해 구체적인 절차를 밟는다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PKK는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 조직이며, FETO는 한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동지였으나 지금은 정적이 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을 따르는 조직이다.
크리스테르손 총리의 이날 발언은 직접 이른 시일 내에 튀르키예를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거듭 튀르키예측의 호응을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흘 전 총리로 선출되고 이튿날인 18일 사실상 공식 업무에 돌입한 지 이틀 만에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한 것 역시 스웨덴 새 정부가 나토 가입 현안을 빠르게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에서 스웨덴의 이런 입장에 환영 의사를 밝히면서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을 위한) 평가 절차는 나토 역사상 가장 빠르게 진행됐고, 거의 모든 동맹국이 각국 차원의 절차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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