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전 "러 Mi-17 구매 계약 해지" 발표…마르코스 "대체 기종 도입 확정"
러시아 대사 "취소 통보 받지 못해…계약 이행해야"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필리핀이 러시아 군용 헬기를 구매하는 계약을 취소하고 미국에서 대체 기종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전날 열린 비즈니스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에서 대체 기종을 들여오기로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미 양국 간에 계약이 체결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8월 10일 필리핀 국방부는 127억 페소(3천억원) 상당의 러시아 Mi-17 헬기 16대 구매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국방부 대변인은 국제 정세에 따른 변화로 전 정부의 러시아 헬기 구매 계획을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필리핀 정부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지난해 11월 러시아산 Mi-17 헬기 구매 계약을 체결한 뒤 올해 1월에 선금을 지급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국제사회에서 러시아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또 미국이 러시아와 거래하는 정부나 기업에 대해 제재를 가하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자 결국 구매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면서 계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주필리핀 러시아 대사인 마랏 파블로프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계약 취소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 "필리핀은 계약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올해 2월에는 미국으로부터 블랙호크 군용 헬기 32대를 320억 페소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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