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 파키스탄, 민간 부문 밀 수입금지…"외화 아껴야"

입력 2022-10-21 12:17  

'경제난' 파키스탄, 민간 부문 밀 수입금지…"외화 아껴야"
총리 "재고 충분…정부가 대신 싼 가격에 수입"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심각한 경제난 속에 대홍수까지 덮친 파키스탄이 외화를 아끼기 위해 민간 부문에 밀 수입 금지령을 내렸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이날 국가에 밀 재고가 충분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샤리프 총리는 "연방 정부가 싼 가격에 밀을 수입해 각 주에 공급할 것"이라며 이는 귀한 외화를 아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홍수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밀 공급에 타격이 생길 것으로 본 민간 업자들이 마구 경쟁하면서 밀 수입 가격을 올릴 경우 외화 유출과 물가 상승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통제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50만t의 밀을 수입하겠다며 국제 입찰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러시아 등으로부터도 밀 수입을 진행 중이다.
파키스탄은 연간 2천500만t 이상의 밀을 생산하지만, 수요가 많아 해마다 250만∼300만t을 수입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우기에 국토의 3분의1 가량이 물에 잠길 정도로 큰 홍수가 발생하면서 밀 유통과 저장에 상당한 타격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파키스탄은 앞서 발생한 경제난으로 이미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중앙은행 외환보유고는 약 76억달러(약 10조9천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한 달 치 수입대금을 겨우 결제할 수 있는 수준이다.
대외 부채가 많은 파키스탄의 경제는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깊은 수렁에 빠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11억7천만달러(약 1조6천800억원)의 구제금융 지원 합의를 이뤄내고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지원을 받으며 급한 불을 끄고 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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