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세계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 업체인 중국 CATL(닝더스다이)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비용 상승을 우려해 북미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늦추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1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CATL은 올해 초부터 미국 포드와 독일 BMW 등에 납품할 목적으로 멕시코 북부 지역과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켄터키주를 부지 후보로 놓고 공장 신축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지난 8월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핵심 광물·부품을 사용한 전기차 배터리를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IRA법이 통과되자 부지 선정 작업을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CATL 공장 건설이 얼마나 늦어질지, 또는 비용 절감을 위한 별도의 대책을 마련 중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CATL은 이에 대한 코멘트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완성차 업체나 주요 부품 공급업체 가운데 IRA를 이유로 투자를 재고하는 곳은 CATL이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IRA에 따르면 배터리의 핵심 광물 40% 이상이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채굴·가공돼야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비율은 2027년 80%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높아진다.
이에 따라 CATL은 미 행정부가 공장 건설에 보조금을 제공하더라도 미국 현지에서 배터리를 제조하는 비용이 중국산 배터리를 미국으로 운송하는 것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은 CATL의 주도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으며, 코발트와 망간 등 핵심 광물 제련에서도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BMW의 올리버 칩세 회장은 지난 19일 미국 내 전기차·배터리 생산시설에 17억달러(약 2조4천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히면서 IRA에 대해 "완전히 비현실적이지 않은 규제를 부과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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