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S 배터리서 발화 추정…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배터리 안전성 문제 재부각 땐 신뢰 타격…업계서 예의주시
![](https://img.wowtv.co.kr/YH/2022-10-23/PYH2022101707480006100_P2.jpg)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카카오 먹통' 사태를 빚은 경기도 성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가 지목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화재 원인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이번 화재로 배터리 안전성 문제가 재부각되면서 배터리 업계 전반으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3일 관계 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시작됐다.
현장에 설치된 CCTV에는 전기실 내 배터리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는 안정적 운영을 위해 무정전전원장치(UPS)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는데, 이번 화재의 경우 UPS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배터리 모듈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는 3주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배터리 때문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수도 있고, 다른 외부 요인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외부적 요인으로 인한 화재는 단락이 대표적이다.
단락은 쉽게 말해 합선과 같은 개념으로, 양극과 음극이 바로 접촉하면서 전류가 과도하게 흘러 스파크, 과열, 화재 등으로 이어진다.
배터리 외부의 다른 전기장치에서 발생한 단락으로 비정상적 과전류가 배터리에 흐르면서 화재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http://img.yna.co.kr/photo/yna/YH/2022/10/18/PYH2022101800040001300_P2.jpg)
내부적 요인은 배터리 제조 불량이나 설계 결함이 대표적이다.
또 해당 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로, 이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재 위험성은 높은 편이다.
리튬이온배터리 안에 음극과 양극을 막는 분리막이 있는데 이 분리막이 깨지면 음극과 양극이 섞이면서 열 폭주가 일어난다. 일단 열 폭주가 발생하면 진화도 쉽지 않다.
다만 UPS용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ESS나 전기차 배터리는 지속해서 충·방전을 반복하는 만큼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있지만, UPS는 예비용으로 사용되는 제품 특성상 충·방전 빈도가 적기 때문이다.
또 이번 화재의 경우 배터리 공급사와 설치업체, 운영 주체가 모두 제각각이라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해당 배터리를 제작한 SK온 뿐만 배터리 업계 생태계 전반에 타격을 줄 우려도 있다.
화재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 배터리 업계의 신뢰도나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는 2018년과 2019년에도 이번과 유사한 ESS 화재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다.
또 품질 이슈와 관련한 논란이 장기화할 경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에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번에도 ESS 사태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의하면 2018년부터 이달까지 최근 5년간 UPS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54건으로, 2억8천241만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kih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