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0.5%p 인상 가능성 있지만 시장랠리 등 변수…점도표는 상향할듯
10년물 미 국채금리, 2007년 후 최고치 찍었다 WSJ 보도에 오름폭 반납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11월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뒤 12월에는 인상 속도 조절을 고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 유력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이와 같은 보도에 20일(현지시간) 오전 15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던 10년물 미 국채 금리의 오름폭이 둔화하고 뉴욕증시가 일제히 반등세로 돌아섰다.
WSJ은 우선 연준이 11월 1∼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예상대로 4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동시에 연준은 12월에는 그보다 작은 폭의 금리인상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시사하는 방안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12월까지 5연속 자이언트 스텝을 점치고 있으나, 연말에는 0.5%포인트의 인상으로 물러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준의 일부 고위 인사들은 금리인상 속도를 곧 늦추고 내년 초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과도한 통화긴축으로 불필요한 수준의 경기하강을 초래할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반면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이고 광범위하다는 점에서 이러한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내부 반론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권자들은 이번 FOMC 정례회의에서 과연 12월에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만 올릴 것인지, 그렇다면 대중들에게 이러한 조치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후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WSJ은 내다봤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7월 기자회견이 시장에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언급으로 오역되면서 7∼8월 시장 랠리를 일으키는 바람에 8월 잭슨홀 연설에서 초강경 태도로 선회해야 했다는 점을 거울삼아 또다시 시장이 들썩이는 상황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염려에 대한 하나의 가능성 있는 해법은 연준이 12월 FOMC에서 0.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되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도표)상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9월보다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연준에서는 11∼12월 연속 자이언트 스텝 필요성을 시사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같은 매파(통화긴축 선호) 인사들과 12월 이후의 0.75%포인트 금리인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과 같은 비둘기 인사들 사이의 견해차가 팽팽하다.
따라서 최종 결정은 파월 의장이 어떻게 내부 컨센서스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렸다는 지적이다.
12월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금리인상)으로 물러선다는 구상은 두 가지 난제에 맞닥뜨릴 전망이라고 WSJ은 예상했다.
첫 번째 도전 과제는 빅스텝을 선호하는 비둘기파 인사들이 지난해 완화적 통화정책 철회에 강하게 반대했다가 결국 40년 만의 인플레이션 초래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아 입지가 좁아졌다는 점이다. 이들의 주장이 올해는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로는 미국의 물가상승률 급등세가 일부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강한 노동시장 때문에 노동집약적 서비스 산업에서 인플레이션이 계속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연설에서 "'이제 (금리인상을) 멈출 때'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는 아직 금리가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에 충분히 높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12월부터 기준금리 인상폭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로 올해 가을 증시가 급등할 경우 연준은 경제를 둔화시키기 위해 또 예상보다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내다봤다.
이날 오전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3375%로 치솟아 2007년 11월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연말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WSJ 보도가 나온 후 상승폭을 크게 줄여 오전 10시45분 현재 4.24%대에서 거래되고 잇다.
개장 전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세를 보이던 뉴욕증시 3대 지수도 그 여파로 개장 후 나란히 상승 중이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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