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와 대책회의" 보도 부인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국의 잠정적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생산업체 YMT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가 세계적으로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YMTC는 지난 20일 밤 성명에서 "YMTC는 글로벌하고 시장에 기반하며 규범 준수 개념을 따르는 상업 법인"이라며 "우리는 항상 설립 이래 세계적으로 법 원칙과 규정 준수 경영을 고수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규제와 관련해 중국 정부와 대책회의를 했다는 블룸버그 통신 보도를 부인했다.
YMTC는 "그러한 보도는 악의적 의도가 있으며 YMTC의 기업 이미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국내외 반도체 산업 환경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고 비판했다.
해당 성명은 미국의 최근 규제에 대해 YMTC가 약 2주 만에 내놓은 첫 공식 입장이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지난 7일 YMTC를 비롯해 중국 기업 31개 사를 '미검증 명단'(unverified list)에 올리며 사실상 잠정적인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검증 명단'에 오른 기업들은 자신들이 생산한 제품의 최종 소비자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를 미 정부에 제공할 경우 명단에서 빠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더 강력한 무역 제재 대상인 '수출 통제 명단'(entity list)에 오를 수 있다.
미 상무부가 YMTC를 수출통제 대상 업체로 지정한 것은 중국으로의 반도체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016년 설립된 YMTC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제조업체로 부상하면서 미국의 반도체 산업·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점차 인식돼왔다.
지난 20일 블룸버그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발표 이후 중국 정부가 YMTC 등 업계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긴급 대책회의를 했다고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미 정부의 발표 후 침묵을 지켜오던 YMTC가 해당 블룸버그 보도를 부인하며 성명을 낸 것은 이 회사가 미 정부의 추가 제재를 피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 정부의 최신 규제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은 중국 반도체 회사는 거의 없지만, 대부분이 가능한 한 규정을 준수하길 원하는 신호가 나온다"고 덧붙였다.
스트래터지 애널리틱스의 스라반 쿤도잘라 선임 분석가는 SCMP에 "YMTC는 비즈니스 연속성 관련 불확실성에 직면했고 아마도 반도체 성숙 공정에 다시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 반도체 업계 투자자 천랑은 "YMTC의 성명은 이 회사가 미국의 제재 와중에 저자세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애초 이르면 올해 중으로 YMTC의 낸드플래시를 중국 시장용 아이폰에 탑재할 계획이었으나 YMTC가 '미검증 명단'에 오르자 해당 계획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YMTC는 미국 당국의 수출 통제 대상인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해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와 관련해서도 미 상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YMTC는 중국군과의 연계 가능성이 제기되자 앞서 지난해 7월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생산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상업적, 민간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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