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내년 말까지 11% 하락…건설 경기·소비에 악영향"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 주택가격이 빠르게 내려가는 가운데 호주 중앙은행(RBA)이 주택가격 하락세가 2024년 말까지 이어져 고점 대비 20% 하락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24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RBA는 내부 평가 보고서를 통해 비관론이 부동산 시장을 장악할 경우 집값이 2024년 말에는 최고점 대비 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RBA는 특히 호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시드니와 멜버른의 최근 주택 가격 약세에 대해 우려했다.
지난 9월 말 기준 호주의 주요 부동산 지표 중 하나인 코어로직 주택 가격 지수는 직전월 대비 1.4% 떨어지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호주 최대 도시 시드니는 1개월 전보다 1.8% 하락했고 멜버른도 1.1% 떨어졌다. 시드니 집값은 1년 전과 비교해도 4.8% 하락했다.
RBA는 두 지역의 주택 가격이 올해 말까지 매달 약 1.5%씩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두 도시의 부진은 다른 지역의 주택 시장도 위축시킬 전망이다. RBA는 내년 말까지 전국 주택 가격이 최고가 대비 11%, 2024년 말까지는 20%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건설 경기를 비롯해 전반적인 경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RBA는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이 주택 투자에 부담을 주고, 신규 주택 수요를 더욱 억제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나아가 전반적인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호주 주택시장은 장기간 이어진 저금리의 영향으로 지난 몇 년 동안 강세장이 이어졌다. 하지만 RBA가 물가 상승률 급등세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 주택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추세는 주택 시장을 넘어 상업용 부동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주 부동산 투자·중개회사인 '디 에이전시'의 제프 루카스는 "투자자들이 높은 금리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망설이면서 상업용 부동산 거래량도 감소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부동산 업자들은 호주 중앙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린 것을 근거로 가파른 금리 인상은 마무리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부동산 하락세도 바닥에 가까워질 거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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