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병 피해 러시아 떠난 남성들…'반역자' 낙인에 돌아가도 문제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징병을 피해 카자흐스탄 땅을 밟은 러시아 젊은이들이 조국에 돌아갈 날을 기약 없이 기다리며 방황하고 있다고 미국 NBC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만난 모스크바 출신의 한 20대 남성은 3주 전 징병을 피해 러시아를 떠났지만, 조국에 대한 향수로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러시아를 사랑한다"며 "고작 이주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내 미래에 대해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알마티에 두세 달 정도 더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다른 러시아 남성 드미트리 역시 전쟁에 합류하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알마티로 건너왔으나 러시아를 완전히 떠날 생각은 없었다.
드미트리는 현재 러시아가 처해 있는 "심각한 상황"은 곧 진정될 것이고, "두세 달 뒤에는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탈출한 남성들을 돕고 있는 심리학자 니키타 라히모프는 이들이 실제 러시아로 돌아간다고 해서 환영받을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봤다.
러시아를 떠난 젊은이들에게는 이미 '반역자'라는 낙인이 찍혔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부모 세대와도 관계가 멀어졌기 때문이다.
라히모프는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며 "러시아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만 지금은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치를 예비군 30만 명을 확보하기 위한 동원령을 내렸고, 러시아 수많은 젊은이가 이를 피해 카자흐스탄과 몽골, 조지아 등으로 도망쳤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