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 파워엘리트] ① 당정 핵심으로 부상한 시자쥔

입력 2022-10-26 06:10  

[시진핑 3기 파워엘리트] ① 당정 핵심으로 부상한 시자쥔
최고 지도부 전원 시진핑 사람들로 구성…세력균형 무너져


[※편집자주 = 16∼22일 열린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거쳐 시진핑 국가주석의 집권 3기가 시작됐습니다. 시 주석의 핵심 측근 4명이 최고 지도부에 새롭게 합류함으로써 중국은 개혁개방 이래의 집단지도체제에서 벗어나 1인자로의 권력 집중 체제로 확고히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연합뉴스는 이 같은 시 주석 중심의 '집중통일영도'를 뒷받침할 중국 권부 내 파워 엘리트 면면을 소개하는 기획 기사를 당·정, 외교안보 및 군사, 경제 및 사정(司正) 영역으로 나눠 26일부터 사흘에 걸쳐 송고합니다.]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 집권 3기 최고지도부의 특징은 시진핑 국가 주석의 사람들로 꼽히는 시자쥔(習家軍)의 부상이다.
당국은 제20차 당대회에서 선출된 중앙위원이 참가하는 제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을 선출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최고지도부는 권력 상층부에서 협의를 거쳐 선임하고 1중전회는 이를 추인하는 절차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시진핑 1인 통치체제가 굳어졌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 최고지도부 전원 시진핑 사람들…'NO' 못하는 지도부
시진핑 3기 최고지도부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리창(63) 상하이 당서기다.
저장성 출신으로 저장농업대를 졸업한 리창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중국 공산당 권력 서열 2위에 오르면서 내년 3월 경제를 총괄하는 국무원 총리로 발탁될 것으로 보인다.
리창은 시 주석의 저장성 근무 시절 핵심 부하 인맥인 '즈장신쥔'(之江新軍)의 일원으로, 시 주석 핵심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성장과 당 서기를 지낼 당시 그의 비서실장 역할을 하며 인연을 맺었다.
올해 초 상하이 봉쇄에 따른 책임이 거론되면서 상무위원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으로 서열 2위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 정부 경험은 없지만 저장성 성장(2012∼2016년), 당쑤성 당서기(2016∼2017년)를 거쳐 상하이 당서기(2017∼2022)로 활동하는 등 중국 경제의 중심인 장강 삼각주 지역에서 성장과 당서기를 거치며 경제 수업을 받았다.
부총리가 총리로 승진했다는 관례에 따라 조만간 부총리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진핑 2기에서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 활동하며 반부패 운동 및 시 주석의 정적 제거에 앞장선 자오러지(65)는 서열 3위로 올라섰다.
반부패는 시 주석의 최대 치적 중 하나다.
칭하이성 출신으로 베이징대를 나온 그는 2007년 시 주석의 정치적 고향인 산시성 당서기로 활동하며 인연을 맺었다. 시 주석의 산시성 출신 측근들의 대표로 알려져 있다.
우리의 국회 격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서열 4위 왕후닝(67) 중앙서기처 서기는 산둥성 출신으로 상하이 푸단대 교수를 지냈고 시진핑의 중국몽을 설계한 책사로 꼽힌다. 자오러지와 함께 상무위원에 유임됐다.
시 주석 해외 방문 때마다 동행하는 점 등으로 미뤄 외교 정책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대만 문제 등을 총괄하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을 맡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열 5위 차이치(67) 베이징 당서기는 시 주석이 푸젠성과 저장성에 근무할 당시 함께 근무했다. 푸젠사범대에서 공부했다.
그는 2017년 10월 시 주석을 향해 "영명한 영수"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충성심을 보여줬다.
'영수'는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자인 마오쩌둥에게만 쓰던 표현이다.
그는 2016년 10월 베이징시 시장대리로 발탁된 데 이어 이듬해 1월 정식 시장이 됐고, 같은 해 5월에는 베이징시 당 서기로 임명되는 등 초고속 승진했다. 사상과 선전 등을 총괄하는 중앙서기처 서기로 임명됐다.
딩쉐샹(60) 중앙판공청 주임은 시 주석의 비서실장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2007년 시 주석이 상하이시 당 서기를 지낼 때 비서장으로 인연을 맺었다.
2012년 제18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처음 집권했을 당시 후보 중앙위원으로 선출되며 베이징으로 옮겼다.
2017년 중앙판공청 주임 자리에 오른 뒤 시 주석을 근거리에서 보좌하고 있다.
지난 6월 홍콩 반환 25주년을 맞아 시 주석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중국 본토를 벗어나 홍콩을 방문했을 때도 수행했다. 서열 6위의 상무 부총리 임명이 예상된다.
리시(66) 광둥성 당서기는 이번에 서열 7위인 중앙기율검사위 서기로 임명됐다. 신임 상무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시 주석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간쑤성 근무 시절 시 주석 아버지인 시중쉰 전 부총리의 동료인 리쯔치 전 간쑤성 서기의 비서를 지낸 것이 그의 출셋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시성 옌안시 당서기를 지낼 때는 시 주석이 문화대혁명 시기 하방 생활을 했던 량자허촌의 관광지 개발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후 시진핑 집권기 상하이시 당부서기, 랴오닝성 당서기 등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정치국 위원 24명(상무위원 7명 포함)에도 황쿤밍 당 중앙선전부장,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장여우샤 중앙군사위 부주석,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등 시 주석의 측근이 여럿 포함됐다.

◇ 무너진 세력균형…당정 장악한 시진핑 군단
상무위원은 태자당(太子黨·혁명 원로 자제 그룹),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 등 각 파벌의 세력 균형과 견제에 의해 구성됐다.
그러나 시진핑 3기 새롭게 임명된 상무위원 4명은 전원 시자쥔으로 분류된다.
시 주석 고향 인맥인 산시방(陜西幇) 대표 주자인 리시, 푸젠성 근무 당시 인연을 맺은 푸젠방(福建幇)의 차이치, 저장성에서 인연을 맺은 즈장신쥔(之江新軍)의 리창 등 모두 시자쥔이다.
여기에 시진핑 2기에 이어 3기에도 상무위원에 유임된 자오러지와 왕후닝도 시 주석 지지 세력이다.
반면 시자쥔의 대항마로 통했던 리커창 총리·왕양 정협 주석·한정 부총리는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고, '리틀 후'로 불리며 한때 최고지도자감으로 거론되던 후춘화 부총리는 정치국 위원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문화대혁명으로 중국을 수렁에 빠뜨렸던 마오쩌둥을 거울삼아 덩샤오핑이 집단지도체제를 구축해 순항했으나 시진핑 3기를 맞아 다시 1인 천하로 회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빅터 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면에서 시 주석 의견에 동의했던 인물들이어서 시 주석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짚었다.
5년+α(알파)의 초장기 집권의 길로 나아갈 가능성도 유력해 보인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정치체제가 집단지도체제에서 시 주석 중심의 원톱으로 바뀐 데 이어 이번에는 '1인 천하'로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상무위원단에 시 주석 측근이 일부 포진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상무위원 전원을 측근으로 구성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며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1인 천하 시대가 개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상무위원과 정치국 위원들이 향후 시 주석 장기집권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호위무사'의 역할을 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격대지정'(차차기 최고지도자를 미리 선정하는 것)의 전통이 폐기된 상황에서 치열한 충성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성균중국연구소는 최근 당대회 보고서에서 "상무위원 내 수평적 협력관계가 측근 세력의 대거 입성으로 사실상 수직적 위계관계로 고착됐다"며 "상무위원들의 집단지도체제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고 설명했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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