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3기 파워엘리트] ②홍색 짙어진 외교·안보·군사

입력 2022-10-27 06:10   수정 2022-10-27 10:54

[시진핑 3기 파워엘리트] ②홍색 짙어진 외교·안보·군사
'늑대전사' 전진배치·경찰 관료 약진·대만 겨냥한 군수뇌부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투쟁정신 발양 및 향상'.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기구이자 의사결정기구인 전국대표대회는 20차 당 대회 폐막일인 지난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당장 개정안을 심의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당 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투쟁'이라는 단어를 17차례 사용했다.
시진핑 집권 3기 외교, 안보, 군사를 꿰는 키워드는 '투쟁'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전랑 외교'는 계속된다…왕이·친강 '투톱' 뜰지 주목
외교에서는 미중전략 경쟁 심화 속에 대만 문제를 비롯한 핵심이익과 중대 우려 사항에서 물러섬이 없는 '전랑(戰狼·늑대전사) 외교' 노선 지속·강화가 예상된다.
우선 중국 외교라인의 수장을 맡을 왕이 중앙정치국 위원은 시 주석이 국가주석으로 취임한 첫해인 2013년부터 외교부장을 줄곧 맡아온 이력이 그에 대한 시 주석의 두터운 신임을 말해준다.
69세인 왕이는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는 중국 지도부에 들어갈 수 있지만, 68세는 안 된다) 불문율을 뛰어넘어 24명의 중앙 정치국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은퇴하는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의 뒤를 잇게 됐다.
대미 '강대강' 기조, 인류운명공동체론, 이념 중심의 소그룹 반대 및 다자주의 등 시 주석의 외교 기조를 특유의 화려한 언변과 '쇼맨십'으로 충실히 구현했기에 나이 문제까지 극복할 만큼 시 주석의 마음을 샀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당 중앙위원회에 입성한 친강(56) 주미 중국대사, 류젠차오(58)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류하이싱(59) 국가안전위 판공실 부주임 등이 왕이의 뒤를 이을 차기 외교부장 후보로 꼽힌다.
모두 '전랑 외교'를 대표하는 인물이며, '홍색 유전자'를 검증받았다.
친강은 외교부 대변인 때부터 서방 기자들에 쏟아내는 강경 발언으로 이름을 떨친 전랑외교의 상징이다.
2005∼2010년에 이어 시 주석 집권 초기를 포함하는 2011∼2014년에 두 차례 걸쳐 외교부 대변인을 맡았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자국 입장을 강경하게 표명하는 발언들로 대변인 시절 '전사'라는 별명을 얻었고, 주미대사로서도 주재국과 자국 간(미중간) 무력 충돌 가능성을 경고하는 이례적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현재 대외연락부장으로서 사회주의 우호국들과의 '당 대 당' 외교를 책임지고 있는 류젠차오 역시 2001년부터 약 8년간 외교부 대변인을 맡아 '중국의 입' 역할을 한 인물이다. 2013년 11월부터 2년 가까이 외교부 부장조리로 재직하는 동안 한반도 업무에도 관여했고, 이후 국가부패예방국 부국장, 중앙기율위원회 국제협력국 국장 등 사정 분야에도 몸담았다.
류하이싱 부주임은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를 거친 고위 외교관 출신이면서 국가안전위에서 안보 분야에 경력을 쌓았다는 점에서 외교와 군사, 경제 영역에 두루 걸친 미중전략경쟁 시기 외교부 수장 감으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는다.
1984∼89년 외교부 부부장(차관)을 지낸 류수칭의 아들로 부자(父子) 외교관이기도 하다.
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시진핑 3기 중국 외교는 그간의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시 주석이 당 대회 업무보고서에서 "국제 정세의 급격한 변화, 특히 외부 세력의 위협, 억제, 봉쇄, 극한 압박에 직면해 우리는 국가의 이익을 중시하고 국내 정치를 우선시하는 원칙에 따라 전략적 집중력을 유지하고 투쟁 정신을 발양하며 강권을 두려워하지 않는 굳센 의지를 보여줬다"고 밝힌 것은 앞으로의 외교 방향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서방과의 긴장 고조,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안전'과 '안보'를 그 어느 때보다 강조하는 가운데 외부로부터의 '위협'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중국을 위협으로 지목하면서 시 주석의 새로운 외교팀은 미국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힘겨운 임무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중국을 유일한 경쟁자이자 전략적인 위협으로 지목했다.
백악관은 "중국은 미국의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이라면서 "주로 인도·태평양 지역이 영향을 받겠지만,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은 상당히 국제적인 측면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 주석 치하 호전적인 '전랑 외교'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대외 강경파들이 시진핑 3기에도 외교라인에 전진 배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중앙서기처에 이례적으로 두 경찰 관료 입성…천원칭·왕샤오훙
홍콩 명보는 중국 새 지도부에 대해 "관례를 깬 시진핑의 새로운 지도부는 투쟁 정신을 강조한다"며 이를 '전투 내각'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외교·국방 라인과 함께 중앙서기처 구성에 밑줄을 그었다.
중앙서기처는 중앙정치국과 상무위원회의 일상 업무를 관장하는 사무처이자 중앙위원회의 최고 집행기관이다. 공산당 총서기는 중앙서기처를 통해 당정을 총괄한다.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이번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에 '깜짝 발탁'된 차이치(67) 베이징시 당 서기가 이 중앙서기처를 이끌게 된다. 그는 베이징으로 입성하기 전 시 주석 치하에서 2014년 신설된 중앙국가안전위원회 판공실 부주임을 맡았었다.
여기에 천원칭(62) 국가안전부 부장과 왕샤오훙(65) 공안부장 등 두 명의 경찰 관료가 중앙서기처에 합류했다.
이중 천원칭은 최고지도부(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다음에 위치하는 중앙정치국의 24명 위원 중 한 명으로도 승진했는데, 그는 공산당 중앙정치법률위원회(중앙정법위) 서기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SCMP는 중앙정치국에 방첩 담당 수장이 입성한 것은 수십 년 만에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20년간 중앙서기처에는 국가안보 분야 관리가 한 명 이상 포함된 적이 없었고 한 명도 없었던 때도 있었다"며 두 경찰 출신 관료의 승진에 방점을 찍었다.
알프레드 우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원 부교수는 SCMP에 "두 안보 관료의 임명은 시 주석이 안정과 국가 권력 전복 방지를 우선시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시 주석이 경제 발전보다 정치적 안정을 우선시한다는 것이 매우 분명하다"고 말했다.
1984년 경찰에 입문한 천원칭은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한 직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부서기로 올라 시 주석의 반부패 운동을 지원했다.
왕샤오훙은 시 주석이 1990년대 푸젠성에 근무할 당시 현지 경찰 수장으로 시 주석을 보좌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그가 시 주석의 개인 경호를 담당했다고 SCMP는 전했다.

◇ 대만에 보내는 경고…장여우샤·허웨이둥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은 24일 중국군 수뇌부인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에 대해 지상군, 해군, 로켓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탁됐다며 "중앙군사위가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앙군사위 제2부주석으로 발탁된 허웨이둥(65)은 2019년부터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사령관을 맡아온 인물이다. 그는 중앙정치국에도 새롭게 입성했다.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대만해협을 관할하는 부대로, 유사시 대만 공격의 선봉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허웨이둥은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데 항의해 중국군이 대만을 사방에서 봉쇄하고 벌인 고강도 무력시위를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군사위 제1부주석이 된 장여우샤(72)는 시 주석의 군부 최측근이자 의형제로 알려진 사이다.
'7상8하' 원칙을 깨고 중앙정치국 최고령 위원이 된 그는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 기간 중대장이 됐다. 실전 경험이 중요한 자산이다.
이번에 중앙군사위에 새롭게 수혈된 류전리(58) 전 육군 사령관도 실전 경험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1986년 22세에 중국과 베트남 접경 산악 지역 라오산에서 벌어진 전투에 최전선 중대장으로 처음 참전한 후 1987년까지 30여 차례 공격을 막아내며 1등 무공훈장을 받았다.
중앙군사위 먀오화(66) 정치공작부 부장도 1999년 푸젠성 31집단군의 정치 담당 간부로 재직해 대만과 관련된 강력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SCMP는 "이번 중앙군사위 개편은 인민해방군이 향후 5년과 그 너머 대만에 집중할 것임을 나타내는 분명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prett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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