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지도부 인선때 자문 대상 확 줄이고 원로 제외"

입력 2022-10-26 11:28  

"시진핑, 지도부 인선때 자문 대상 확 줄이고 원로 제외"
홍콩 명보, 中 19·20차 당대회 인사과정 발표 내용 비교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자쥔(習家軍·시진핑 측근) 전진배치'로 요약되는 중국의 최근 새 지도부 인선 과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5년 전보다 의견 수렴 대상을 크게 좁히고, 원로는 그 대상에서 배제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 명보는 시 주석 집권 2기를 연 2017년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때와 집권 3기의 출발점인 최근 20차 당 대회(16∼22일)의 중앙 영도기구 인선 과정을 소개한 관영 통신 신화사의 보도를 근거로 이같이 지적했다.
중앙 영도기구 인선은 이번에 205명이 뽑힌 중앙위원과 171명의 후보 중앙위원, 24명의 중앙 정치국 위원, 7명의 중앙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을 아우르는 것이다.
명보에 따르면 앞서 19차 당 대회 지도부 인선 과정을 소개한 신화통신의 2017년 보도는 시 주석은 그해 4∼6월 "현직 당과 국가 지도자 동지와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당내 원로 동지와 개별적으로 대화해 충분히 의견을 들었다"며 "순차적으로 57명과 대화했다"고 썼다.
이번 20차 당 대회 때는 시 주석이 지난 4월부터 "현직 중앙정치국 위원, 중앙서기처 서기, 국가부주석, 중앙군사위원과 개별적으로 대화해 충분히 의견을 들었다"며 "순차적으로 30명과 대화했다"고 신화는 소개했다.
신화 보도대로라면 의견 청취 대상의 숫자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원로는 빠진 것이다.
과거 중국 최고지도부 인선 과정에서 원로 의견을 듣는 것은 관행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당 대회가 열리는 해에 개최되는 연례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전·현직 지도부 인사들의 휴양을 겸한 비공식 연례 회의)에서는 각 파벌의 '영수' 격인 원로와 현직 지도부 사이의 치열한 논쟁과 조율이 벌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신화통신 보도와 그것을 과거와 비교한 명보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는 원로 의견 청취 과정이 아예 생략됐거나 대폭 축소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는다.
특히 후진타오 전 주석이 당 대회 폐막일인 22일 회의에 끝까지 참석하려는 본인 의지에 반해 사실상 반강제로 퇴장한 상황과 연관성도 있어 보인다. 이번 20차 당 대회를 통해 중국의 집단지도체제와 더불어 원로들의 영향력도 종언을 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시 주석은 5년 전 19차 당 대회 때부터 의견 수렴 과정에서 자신의 입김을 크게 강화했었다.
앞서 후진타오 집권기에 열린 2012년 18차 당 대회 때는 투표 방식을 의미하는 '민주 추천' 방식으로 지도부 선출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으나 시 주석 집권기에 열린 19차 당 대회는 시 주석을 중심으로 한 지도부가 당 전·현직 고위 인사들과의 면담을 통해 의견을 듣는 것으로 바뀌었다.
투표 방식이 '매표' 등 불법적 득표 활동을 조장한다면서 면담 방식으로 바꾼 것이었으나 면담 대상자가 최고 지도자와 다른 견해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이 변화는 시 주석으로의 인사권 집중을 가져왔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그런 터에 의견수렴 대상의 숫자가 대폭 줄고 원로가 빠졌다면 사실상 시 주석의 현직 부하들 의견만을 청취한 것으로, 다른 견해가 반영될 여지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명보는 또 이번 당 대회에서는 중앙 영도기관 후보 인선 기준에서 "투쟁정신이 강하고, 과감히 투쟁하고, 투쟁을 잘할 것"이라는 내용이 추가됐다고 소개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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