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수낵내각 특징은…"친구를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입력 2022-10-26 11:57   수정 2022-10-26 18:33

영국 수낵내각 특징은…"친구를 가까이, 적은 더 가까이"
수낵·존슨 측근 대거 유임…"당 균열 메우고 연속성 확보"
쫓겨난 내무장관 재기용…주요 보직 남성 독차지 등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당내 반대파까지 아우르는 조각으로 당내 균열 수습 의지를 드러냈다.
리즈 트러스,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정부 출신의 장관을 적극적으로 재기용해 전문성과 지속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고 외신들은 해석하고 있다.
다만 일부 핵심 요직은 남성들이 사실상 독차지했다는 점, 문제 행위를 저지르고 물러났던 내무장관을 재기용했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비판도 나온다.
더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수낵 총리가 발표한 내각 명단에 대해 "친구를 가까이 두고, 적은 더 가까이 뒀다"고 총평했고 가디언은 "경험을 갖춘 인사를 최고직에 복귀시키는 것을 추구한 인사"라고 전했다.
실제로 수낵 총리는 제러미 헌트 재무, 제임스 클리버리 외무, 벤 월리스 국방 장관 등 트러스 정부 출신 핵심 장관을 대거 유임했다.
헌트 재무장관의 경우 트러스 총리 재임 기간 순식간에 무너진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고 시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임을 예상하는 시각이 많았다.
또 클리버리, 월리스 장관 기용은 당내 존슨 전 총리 지지세력을 포용하려는 의도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러스 정부에서 유임된 주요 인사는 모두 13명(직책 이동 포함)에 이른다.
더타임스는 앞서 트러스 전 총리가 경쟁자였던 수낵 총리 측 인사를 내각에서 전면 배제해 당내 분열을 불러온 바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트러스 정부 인사를 수낵 총리가 다시 기용한 것을 보면 반대파까지 손을 뻗으려는 그의 의지가 드러난다"고 전했다.
총리 선출 과정의 논공행상을 위해 일부 무리수 인사도 있었다는 비판도 일각에서는 제기된다.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부 장관 기용이 대표적이다. 보수당 우파로 분류되는 브레이버먼 장관은 개인 이메일로 기밀문서를 보냈다가 보안 규정 위반 논란을 일으켜 장관직에서 쫓겨나다시피 물러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수낵 총리를 지지하면서 기사회생했고, 결국 사임 6일 만에 다시 장관직에 복귀했다. 가디언은 브레이버먼의 기용에 당내 중도 성향 의원들이 불만을 보이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다른 수낵 지지자였던 데이비드 T.C. 데이비스 의원은 웨일스부 장관으로 기용됐다. 그는 성소수자 인권·어린이난민·기후변화 등과 관련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수낵 총리와 경쟁하다 막판 총리 도전을 포기한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는 본인의 자리를 지키는 데 만족해야 했다.
가디언은 모돈트 원내대표가 외무장관 자리를 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모돈트 원내대표는 총리 관저에서 약 1시간가량 머물다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모돈트 원내대표의 한 측근은 "더 빨리 출마를 철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는 것"이라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남성들이 주요 보직을 독차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디언은 "여성을 희생해 남성에게 (선거 지지의) 보상을 몰아줬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법무, 재정, 외무, 국방 등 주요 장관직은 모두 남성이 차지했다. 핵심 요직 중 여성장관은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이 유일하다.
가디언은 '중간 랭킹' 장관직에 테레즈 코피 환경부 장관, 질리언 키건 교육부 장관, 케이 바드노크 무역장관, 미셸 돈란 문화부 장관 등 여성이 기용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또한 역사적으로 노동당 텃밭인 영국 중부와 동북부, 이른바 '붉은 장벽'(red wall) 출신 인사들도 거의 외면당했다고도 지적했다. 보수당은 앞서 2019년 총선에서 이 지역을 대거 휩쓸면서 대승을 거둔 바 있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