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CCL 대표 "푸틴 전범책임 물을 재판소 만들어야"

입력 2022-10-26 16:39  

노벨평화상 CCL 대표 "푸틴 전범책임 물을 재판소 만들어야"
"러, 전범을 전쟁도구로…우크라에 '학습된 무기력' 시험"
뉘른베르크 나치재판식 사후처리 '너무 늦다' 회의적 입장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올해 노벨평화상의 공동 수상자로 선정된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의 올렉산드라 마트비추크 대표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범죄 책임을 물을 국제 재판소를 창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6일(현지시간) 마트비추크 대표와의 인터뷰 기사를 게재했다.


우크라이나의 인권 변호사인 마트비추크 대표는 이 인터뷰에서 푸틴과 벨라루스 대통령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다른 전쟁 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끔찍한 잔학행위를 겪은 사람들에게 정의를 찾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기다릴 수 없다"며 독일 나치 정권이 붕괴한 뒤에야 설립된 뉘른베르크 전범 재판과는 달리 당장 작업이 착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본부를 둔 CCL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침략해 병합한 2014년 이후 러시아군에 의해 벌어진 전쟁범죄 사례 2만1천여건을 꾸준히 수집, 기록화해왔다.
여기에는 러시아가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저지른 범죄들도 대거 포함돼있다.
마트비추크 대표는 "러시아 점령지에서 납치, 고문, 성폭행 등을 겪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청하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전쟁 범죄를 전투의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확신한다"며 민간인에게 엄청난 고통을 가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심리적인 실험 상태에 놓으려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개에게 전기 충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학습된 무기력'을 불러일으킨 1960년대의 실험 결과를 언급하면서 러시아의 행위에 빗댔다.
그는 "우리가 지금 겪는 지옥은 러시아가 수십 년간 체첸공화국, 몰도바, 조지아, 리비아 등에서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처벌을 받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는 자신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일원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CCL은 벨라루스 활동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과 함께 올해 노벨 평화상의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7년 설립된 이 단체는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 연대 활동에 참여하면서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증거 수집에 힘을 기울여왔다.
ev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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