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교역조건 역대 두 번째로 나빠…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

입력 2022-10-27 12:00  

9월 교역조건 역대 두 번째로 나빠…반도체 가격 하락 영향
순상품교역조건지수 83.47…7월 역대 최저 이후 2개월만
유가 상승에 수입금액지수 18.5%↑…수출금액지수는 2.8%↑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우리나라 수출품 가격보다 수입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더 뛰면서 지난달 교역조건 지표가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최근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의 가격은 약세를 나타냈지만, 유가 상승으로 수입 가격이 오른 탓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9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달러 기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금액지수(170.87·2015년 100 기준)는 1년 전보다 18.5% 올랐다.
2020년 12월(2.9%) 이후 22개월 연속 상승했으나, 오름폭은 8월(28.7%)보다 작았다.
품목별로는 제1차금속제품(-22.7%) 등이 감소했으나, 광산품(67.6%), 컴퓨터·전자·광학기기(12.0%) 등의 수입금액이 늘었다.
수입물량지수(130.49)는 지난해보다 7.7% 올라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주로 광산품(24.1%), 컴퓨터·전자·광학기기(22.1%), 운송장비(31.4%) 등의 수입 증가에 따른 것이다.

9월 수출금액지수(138.77)와 수출물량지수(126.96)도 1년 전보다 2.8%, 3.8%씩 올랐다. 각각 23개월,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개별 품목 중에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6.1%)의 수출금액이 감소했으나 석탄·석유제품(52.1%), 운송장비(25.1%)의 수출금액이 많이 늘었다.
수출물량지수 기준으로는 컴퓨터·전자·광학기기(13.1%), 운송장비(26.2%)의 증가율이 높았다.
수출입금액지수는 해당 시점 달러 기준 수출입금액을 기준시점(2015년) 수출입금액으로 나눈 지표이고, 수출입물량지수는 이렇게 산출된 수출입금액지수를 수출입물가지수로 나눈 것이다.
다만 수입액(통관기준) 가운데 선박·무기류·항공기·예술품 등은 빠져있다. 이 품목들의 경우 가격 조사의 어려움 때문에 수입물가지수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83.47)는 1년 전보다 9.9% 떨어져 18개월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88년 1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 7월 기록한 역대 최저치(82.71) 다음으로 낮았다.
교역조건이 악화한 것은 수출 가격이 0.9% 내렸지만, 수입 가격은 10.0% 올랐기 때문이다.
서정석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가격 약세로 수출 가격은 내리고 전년에 비해 높은 수준의 에너지 가격 영향으로 수입 가격은 올랐다"고 설명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소득교역조건지수의 경우 수출물량지수(+3.8%)가 올랐지만, 순상품교역지수(-9.9%)가 내려 결과적으로 1년 전보다 6.5% 떨어졌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

s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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