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통공사는 100억원 규모 물량만 확보…목표 모집금액 못채워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자금시장 경색 우려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가 잇달아 등장하고 있지만, 시장은 아직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7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AA-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6.7bp(1bp=0.01%포인트) 오른 5.620%로 마쳤다.
BBB- 등급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도 6.2bp 상승한 11.466%로 마감했다.
91일물 기업어음(CP) 금리는 4bp 오른 4.55%로 연고점을 기록했다. 3년 만기 한전채와 1년 만기 산금채 금리도 각각 5.701%, 4.725%로 상승했다.
한 기업금융(IB)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준금리가 3%인 것을 고려하면 국고채 금리는 4%, CP 금리는 3.5%를 넘지 않는 것이 정상적"이라며 "이전부터 채권 시장이 부담을 느끼던 상황에서 레고랜드 사태로 신뢰가 깨지자 금리 오름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시장에서 우량 등급 공사채는 소화되는 분위기였으나 여전히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들은 외면받았다.
AAA등급인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철도공사는 입찰에서 각각 목표 모집 금액을 채우며 발행에 성공했다.
다만 3년물로 290억원 모집에 나섰던 대구교통공사(AA+)는 100억원의 물량만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이날 3년물로 510억원의 수요예측을 했던 통영에코파워(A+)는 전량 미매각 사태를 맞았다. 7%에 육박하는 금리를 내세웠으나 투자자를 찾지 못했다.
현재 자금 사정이 넉넉한 기관이 충분치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량 미매각은 예견됐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이처럼 최근 기업들이 잇따라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지만, 회사채 발행 준비는 이어지고 있다.
오는 28일 교보증권[030610](AA-)이 총 1천500억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1년물 1천200억원, 1.5년물 300억원 규모로 수요에 따라 3천억원까지 증액될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오는 28일 회사채 추가 발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날 한전은 2년과 3년 만기 회사채를 2천억원씩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물량을 채우지 못했다.
한 채권 운용 관계자는 "한은이 적격 담보 증권의 범위를 확대하고 차액결제 담보 비율의 상향조정도 3개월 유예하는 등 대책을 내놓은 것이 시장에 일부 안도감을 줬다"면서도 "아직 AAA등급 채권 정도에만 온기를 줄 뿐, 그 아래 등급까지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과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기업금융(IB)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만기 도래되는 물량이 있으니 자금 조달을 위해 수요예측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대부분 미매각을 염두에 두고 감행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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