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레바논, 해상 경계 획정안에 공식 서명

입력 2022-10-27 18:36  

이스라엘-레바논, 해상 경계 획정안에 공식 서명
이스라엘 총리 "적대국이 이스라엘 국가 인정"…레바논 협상대표 "새 시대 열려"
동지중해 가스·석유 탐사 개발 본격화 전망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해상 경계 획정안에 공식 합의해 10년 넘게 끌어온 영유권 분쟁을 일단락지었다.
이로써 양국 분쟁 수역에 풍부하게 매장된 천연가스와 석유 등 탐사와 개발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스라엘은 27일(현지시간) 특별 각료회의를 소집해 중재자인 미국이 제시한 레바논과 해상 경계 획정안을 승인하고, 합의서에 서명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각료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이번 합의는 정치적인 성취다. 적성국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서면으로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오늘 이스라엘은 안보, 경제, 외교, 에너지 분야에서 승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레바논도 이날 해상 경계 획정안을 공식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측 협상 대표인 엘리아스 부 사브 의원은 미셸 아운 대통령이 획정안에 공식 서명했다면서 "이번 합의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해상 경계 획정안 승인 서류를 이날 양국 육상 국경인 나쿠라에 있는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 사무소에서 미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 양국이 합의된 해상 경계 표시를 유엔에 보내면 경계 획정 절차를 마무리된다.
중재역을 맡은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 국무부 에너지 특사는 "이반 합의는 (최악의 위기를 맞은) 레바논 경제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러나 한쪽에서 합의를 위반하게 되면 모두 패자가 될 것"이라며, 분쟁이 생길 경우 미국이 '보증자' 자격으로 중재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종 획정안에는 860㎢에 달하는 양국 분쟁 수역에 대한 권리를 레바논이 갖는다.
이스라엘은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해상 경계인 '부표 라인'(Line of Buoys)을 국제적으로 공인받게 된다. 부표라인은 이스라엘이 해상 안보를 위해 양국 육상 경계로부터 5㎞까지 그어 놓은 해상 경계선이다.
영유권 분쟁 해역에 있는 카리시(Karish) 가스전은 이스라엘이, 카나(Qana), 시돈(Sidon) 가스전은 레바논이 각각 개발한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측 가스전 개발에서 생긴 수익의 일부를 사용료로 받는다.
양국의 영유권 분쟁이 일단락되면서 동지중해 가스전 개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스라엘이 개발해온 카리시 가스전에서는 전날부터 가스 생산이 시작됐고, 레바논측 카나 가스전도 당국의 승인을 받은 프랑스 토털에너지사가 조만간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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