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측 "주먹질 아니고 욕하며 손바닥으로 한차례 머리 가격 실수"
"피해자가 사과 수용해 원만하게 얘기 끝나…직 유지하되 1년 연봉 반납 봉사"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오규진 기자 = 직원 폭행 의혹에 휩싸인 국내 한 스타트업 대표가 의혹에 책임을 지려 밝혔던 사임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27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스타트업 A사는 "사과 이후의 절차를 논하는 과정에서 커뮤니케이션에 오해가 있었던 부분이 외부에 잘못 전달된 것"이라며 40대 대표이사 B씨 사퇴를 둘러싼 논란을 일단락했다.
A사는 연합뉴스에 보낸 입장문에서 "대표이사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마주 앉은 직원이 부축하려 하자, 욕을 하며 머리를 손바닥으로 한차례 때리는 실수를 했다"면서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주먹질' 수준이 결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사위원회에서 감봉 1개월의 징계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A사는 "더 책임 있는 경영으로 회사와 서비스를 위해 일하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는 점을 인지한 대표이사는 직을 유지하면서 1년간 연봉을 반납하고 봉사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A사 관계자는 "대표는 빠르게 피해 당사자에게 사과했고 당사자도 이를 받아들여 원만하게 이야기가 끝난 건"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B씨는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 술집에서 20대 직원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하고 머리를 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A사는 사건 다음 날인 22일 이 사실을 인지했으며, B씨는 잘못을 인정하고 총 세 차례에 걸쳐 피해자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24일에는 피해자의 요구에 따라 전 사원에게 반성문 형식의 이메일을 보냈다.
A사 내부에서는 B씨를 옹호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A사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과장된 측면이 있다", "없는 이야기도 지어낸다" 등 게시글·댓글을 올렸다.
업계에서는 사의 번복 이유가 창업자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스타트업 특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사정을 잘 아는 한 업계 관계자는 "논란이 일었던 스타트업에서도 지난 8∼9년 동안 대표가 주도적으로 회사 DNA를 만들고 브랜딩을 총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표가 사임하는 것은 큰 리스크"라고 했다. 그러면서 "회사에 피해가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직원들이 대표 편을 드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사의 철회는 징계를 받지 않기 위한 미봉책으로 보인다"면서 "비난을 잠시 피할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회사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sh@yna.co.kr,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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