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지도부 옌안行…홍군투쟁 거론하며 美압박 돌파 정신무장 강조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집권 3기를 출범시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측근들로 구성된 새 최고지도부를 이끌고 중국 공산당이 '혁명 성지'로 치는 산시(陝西)성 옌안을 찾았다.
27일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들을 이끌고 산시성 옌안의 혁명기념지를 방문했다. 이들은 16∼22일 열린 20차 당 대회를 거쳐 상무위원으로 유임 또는 신규 선출된 이들이다.
시 주석 등은 1945년 4∼6월 중국 공산당 제7차 당 대회가 열렸던 장소와 마오쩌둥 전 주석의 옛집 등을 둘러보고, 옌안혁명기념관에서 전시를 관람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시 주석은 참관 말미에 행한 연설에서 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미중 전략경쟁 심화 속에 미국의 안보상 '포위망' 구축과 공급망 배제에 맞설 '자력갱생' 정신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시 주석은 "당 중앙과 홍군이 옌안에 정착한 뒤 적의 군사적 포위 및 경제 봉쇄로 여건이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옌안 군대와 인민은 마오쩌둥 동지의 '스스로 일해 풍족하게 입고 먹자'는 호소에 적극 호응해 '대생산' 운동을 열렬히 전개함으로써 항일 전선을 강력하게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그런 뒤 "전당(全黨) 동지들은 자력갱생, 고군분투 정신을 대대적으로 선양해야 하며, 물질적 생활이 아무리 풍부하더라도 자력갱생, 고군분투의 정신은 반드시 버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옌안은 마오쩌둥이 이끈 중국 공산당 대장정의 종착점이자 항일투쟁 및 국공내전에서 공산당의 근거지가 됐던 곳이다.
특히 시 주석 일가와 깊이 관련된 곳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문화대혁명(문혁·1966∼1976) 당시 부친인 '혁명원로' 시중쉰 전 부총리가 반당분자로 몰리면서 유배를 당하자 14살 때 하방해 옌안에서 8년을 지내며 기층 민중의 생활을 경험했다.
그뿐 아니라 대장정(1934∼35년)을 마친 중국 공산당 홍군이 현지 소비에트 주석이었던 시중쉰으로부터 옌안을 넘겨받아 10년간 최후의 근거지로 삼은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방문에는 집권 3기 출범에 즈음해 중국이 공산당 영도의 사회주의 체제 하에 '중국식 현대화'의 길을 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동시에 시 주석 자신의 권위와 위상을 부각시키는 목적이 내포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시 주석은 2017년 10월 제19차 당 대회 직후에는 당시 최고 지도부를 이끌고 상하이와 저장성의 공산당 유적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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