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감축·비용 축소 나설 듯…인텔 "2025년까지 14조원 절감"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미국 빅테크(정보기술 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강 달러 여파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27일(현지시간) 애플은 지난 3분기(애플 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한 901억5천만 달러(128조2천834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도 1.27달러에서 0.02달러 늘면서 모두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던 지난해 3분기에 비해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특히 주력 제품인 아이폰 판매는 426억3천만 달러(60조6천411억 원)를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432억1천만 달러·61조4천575억 원)를 밑돌았다.
광고 사업이 주력인 메타는 7∼9월 순이익이 44억 달러(6조2천590억 원)로 1년 전(92억 달러·13조860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4% 감소했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매출이 6%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19 기간을 제외하면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테슬라도 214억5천만 달러(30조5천104억 원)의 매출로 월가 예상치(219억6천만 달러·31조2천402억 원)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달러 강세가 아니었다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달러 강세를 성장률 둔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침체된 경제 등을 수익 부진의 이유로 설명했고, MS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의 에너지 가격 상승이 수익성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여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에 어느 정도 부합했지만, 4분기 매출은 전망치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됐다.
아마존은 4분기 매출이 1천400억 달러(199조1천640억 원)∼1천480억 달러(210조 5천448억 원)를 기록해 1년 전보다 2∼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애널리스트들이 전망한 매출 1천551억 5천만 달러(220조7천163억 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메타는 2분기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 매출 전망치는 300억 달러(42조6천780억 원)∼325억 달러(46조1천792억 원) 수준으로, 이는 지난해 4분기(336억7천만 달러·47조8천417억 원)보다 최대 10% 가량 낮다.
MS는 이날 4분기 매출이 523억5천만 달러(74조3천841억 원)∼533억5천만 달러(75조8천50억 원)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전망치(560억5천만 달러·79조6천414억 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애플은 경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번에도 4분기 실적에 대한 가이던스(예상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들 기업은 본격적으로 인력 감축 및 비용 축소에 나설 전망이다.
메타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감원에 착수하고, 아마존도 비용 절감을 위해 미국 내 소비자 콜센터 대부분을 폐쇄하기로 했다.
애플은 "채용 속도를 늦췄다"고 했고, 구글도 운영비 증가율을 조절하면서 "4분기 인원 추가는 3분기보다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인텔은 2025년까지 최대 100억 달러(14조2천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효율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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