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 유지 결정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3%→2.9%로 상향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은행은 고물가와 엔화 약세에도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은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필요한 금액의 장기 국채를 매입하는 대규모 금융완화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빠르게 금리를 올리는 상황에서도 일본은행은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초저금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는 올해 2월 이후 8개월 동안 25% 이상 급락했다.
미일 금리차가 벌어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달러당 151엔대까지 올랐다가 일본 당국의 개입 영향 등으로 하락해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선 146엔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화 가치 급락에 국제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이 겹쳐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이날 발표한 도쿄 23구(區)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작년 동월 대비 3.4% 올라 소비세율 인상 영향을 제외하면 1982년 6월(3.4%) 이후 40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총무성이 지난 21일 발표한 9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도 작년 동월 대비 3.0% 상승해 소비세율 인상 영향을 제외하면 1991년 8월(3.0%) 이후 31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일본은행은 금융정책결정회의 후 발표한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9%로 상향 조정했다.
엔화 약세와 원자재·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일본의 무역수지 적자 폭도 확대되고 있다.
2022회계연도 상반기(올해 4∼9월) 무역적자는 11조75억엔(약 106조원)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79년 이후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일본은행은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4%에서 2.0%로 하향 조정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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