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지윤 통신원 = 브라질 대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28일(현지시간) 채널 TV 글로브에서 마지막 대선 후보 TV토론이 진행됐다.
지난 16일 이루어진 TV토론 이후 재선에 도전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대통령과 노동자당 후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76) 전 대통령이 일대일로 맞붙은 두번째 자리이다.
자유 토론과 주제 토론이 번갈아 진행된 후, 후보자들의 최종 발언으로 마무리된 이번 토론은 예정된 1시간 반을 훌쩍 넘어 2시간 반가량 이어졌다.
첫 번째 자유 토론은 최저임금을 1천4백 헤알(약 37만 원)로 인상하겠다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약속 발언으로 시작되었다.
현재 브라질의 최저임금은 약 1천2백 헤알(약 32만 원)로, 보우소나루 집권 4년간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룰라는 이 점을 비판하며 4년간의 임금 동결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보우소나루는 룰라를 향해 '거짓말쟁이'라고 역공하기 시작했다.
룰라는 보우소나루가 집권 하는 동안 6천4백9십8번의 거짓말을 했다며 여기서 '진짜 거짓말쟁이'가 누군지는 브라질 국민이 이미 알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후 양 후보는 매우 흥분한 목소리로 오랫동안 '거짓말쟁이' 논쟁에 열을 올렸다.
토론 시작 10분도 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두 번째 자유 토론은 상대방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전혀 없이 '대답해 보세요!'라는 추궁만 난무하는 비난의 연속이었다.
룰라는 보우소나루를 향해 코로나 백신 구매가 왜 그렇게 늦어졌는지, 코로나19 팬더믹 국면에서 왜 병원에 한 번도 방문하지 않았는지, 여성 폭력 방지 예산은 왜 줄였는지 등에 대해 '대답해 보세요!'라고 끊임없이 요구했다.
이에 맞서 보우소나루는 '왜 국민에게서 총기를 빼앗아 안전을 해치려고 하는지, 왜 조직 폭력배 집단들을 만났는지 '대답해 보세요!'라는 요구로 답했다.
주제 토론에서 룰라 전 대통령은 '가난 퇴치'와 '환경 문제'를 선택했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헌법 존중'과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골랐다.
지난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룰라는 보우소나루 정부 4년간 극빈층의 증가와 굶주림을 겪는 국민의 숫자 증가를 비판했고, 아마존 환경 파괴를 추궁했다.
반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코로나 팬더믹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숫자가 증가했으니 축하해 줄 차례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룰라는 보우소나루 정부가 비정규직 일자리까지 포함해서 계산했다며 의미 없는 숫자라고 받아쳤다.
양 후보는 모두 '하느님께 감사한다'는 말로 최후 발언을 시작했다.
두 후보 모두 투표에 영향력이 큰 종교계 표심을 살피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만 보우소나루는 '자유', '가족', '종교'가 유지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반면, 룰라 전 대통령은 평화의 정부, 혐오가 없는 나라, 교육, 문화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국민들이 안정적으로 일하고 굶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TV토론 역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거친 언어로 상대방의 과거 행적을 비난하는 데만 급급하고, 집권 후 정책에 대한 계획은 전혀 이야기되지 않았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평가이다.
또한 이번 토론에서 양 후보 부동표를 흡수하는데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kjy32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