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미국이 연내 유럽에 최신 전술핵 무기를 배치할 예정이라는 미 언론 보도가 나온 가운데 러시아가 '핵 문턱'을 낮추는 이러한 움직임을 향후 군사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29일(현지시간) 자국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무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6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이 내년 봄으로 예정됐던 개량형 전술 핵무기 B61-12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기지 배치를 오는 12월로 앞당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최신 전술핵무기 수십 기가 수주 내로 나토 유럽 기지에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생산이 개시된 B61-12는 파괴력을 0.3kt(킬로톤), 1.5kt, 10kt, 50kt 등 다양한 범위로 조정할 수 있는 핵무기다. 일본 히로시마에 1945년 떨어진 핵폭탄의 위력은 15kt 정도였다.
목표물에 따라 폭발력 조절이 가능하고 정밀 타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미국이 보유한 무기 가운데 가장 다재다능한 무기로 꼽힌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dirty bomb·재래식 폭탄에 방사성 물질을 결합한 무기) 사용 가능성을 주장하는 등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이 나토의 핵무기 업그레이드 작업에 속도를 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루슈코 차관은 "미국은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있다. 정확성을 높이고 핵전하의 파워를 줄였다"며 "그 결과 이 무기들은 전장용 무기로 탈바꿈해 '핵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토는 이미 동맹의 군사 계획에서 핵 요소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러시아는 이러한 움직임을 향후 군사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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