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사망자 대다수 사인은 '질식에 의한 심정지'"

입력 2022-10-30 14:03   수정 2022-10-31 16:54

[이태원 참사] "사망자 대다수 사인은 '질식에 의한 심정지'"
현장 구호 의료진 "이미 질식으로 뇌손상 온 경우 많아 응급조치 한계"
응급의학계 "18년전 상주 압사 사고와 유사…통행로 확보 안돼 사고 커져"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이태원 참사로 30일 오전 현재 15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펼친 의료진은 대다수 사망 원인을 '질식에 의한 외상성 심정지'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밤새 구조활동을 벌인 홍기정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망자들의 사인을 이같이 진단했다.



홍 교수는 "대규모 인파의 압력에 의한 압사 사고여서 구조에 나섰을 당시 이미 상당수가 심폐소생술(CPR)에도 깨어나지 못할 정도로 질식해 사망한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압사 사고와 같은 대규모 재난에서 가장 중요한 응급의료 지침은 회생 가능성이 심정지 상태까지 가지 않은 사람, 즉 회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우선 살리는 것"이라며 "하지만 이미 질식으로 저산소성 뇌 손상이 온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현장에서 응급조치의 한계가 컸다"고 설명했다.
다른 의료진들도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규모 재난에서는 미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송경준 서울대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보라매병원)는 "구조 당시 대다수에서 이미 심정지가 왔다는 것은 짓눌리는 압력으로 흉강이 팽창이 안 되면서 산소 공급이 끊겨 저산소증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송 교수는 이번 사고가 2005년 10월 경북 상주 시민운동장에서 발생했던 압사 사고와 유사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골목길에서 통행로 확보가 이뤄지지 않은 게 사고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경북 상주 시민운동장 압사 사고 당시에는 유명 연예인이 출연하는 콘서트를 보기 위해 대기하던 5천여 명의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하나의 출입구에 몰리면서 11명이 숨지고, 162명이 부상했다.
송 교수는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행사에서는 여러 통행로를 미리 확보해 압사 같은 사고를 미연에 막는 게 최선"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규모 군중 행사의 안전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bi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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