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18%' 국내 최대 OTT 탄생…넷플릭스 절반 수준
"양질의 콘텐츠 수급·과감한 제작 투자로 소비자 후생 증가 기대"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인 티빙과 시즌의 합병을 승인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유료 구독형 OTT 시장 점유율 2위 사업자가 되지만 1위인 넷플릭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하거나 콘텐츠를 독점적·배타적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작거나 없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CJ그룹 티빙이 KT그룹 시즌을 흡수 합병하는 기업결합을 심사한 결과 "OTT 서비스 시장과 OTT 콘텐츠 공급 시장 등 관련 시장의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이를 승인했다"고 31일 밝혔다.
두 회사는 지난 7월 14일 합병 결정을 발표한 바 있다.
유료 구독형 RMC(드라마·다큐멘터리 등 전문가가 만들어둔 콘텐츠) 공급 OTT 시장에서 티빙과 시즌은 3위와 6위 사업자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 기준 올해 1∼9월 평균 시장 점유율이 각각 13.07%, 4.98%에 해당한다.
두 기업의 점유율을 합치면 18.05%로 웨이브(14.37%)를 제치고 업계 2위로 부상하지만, 1위인 넷플릭스(38.22%)에는 크게 못 미친다.
공정위는 두 기업이 결합했을 때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구독료가 인상될 우려가 있는지, CJ 계열사들이 합병 OTT에만 콘텐츠를 공급할 우려가 있는지, 합병 OTT가 CJ 계열사로만 콘텐츠를 공급받아 다른 콘텐츠 공급사들의 판매 경로가 차단될 우려가 있는지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공정위는 "두 회사가 합병하더라도 점유율이 넷플릭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구독자들의 수요도 가격 탄력적이어서 합병 OTT가 단독으로 구독료를 인상하기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설문 조사에 따르면 구독자들의 약 49%는 OTT 구독료가 10% 인상되면 해당 OTT 구독을 취소하겠다고 답했다.
공정위는 또 CJ ENM·스튜디오드래곤 등 CJ 계열사들이 경쟁 OTT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려면 OTT 관련 매출액의 약 3분의 2를 포기해야 해 그럴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했다.
CJ 계열사가 합병 OTT에만 콘텐츠를 공급한다고 하더라도 경쟁 OTT 구독자가 대거 유입될 가능성이 작고, 경쟁 OTT로서는 수많은 대체 제작자 등으로부터 콘텐츠를 공급받을 수 있으므로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적다고 봤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재 존재하는 콘텐츠 외주 제작사는 671개, 방송 콘텐츠 방영권 판매 사업자는 256개, 영화 배급 사업자는 56개다.
합병 OTT가 CJ 계열사들의 콘텐츠만 구매해 공급할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콘텐츠 다양성은 OTT를 지속해서 이용할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인데, 자신을 다른 OTT보다 불리하게 할 가능성이 미미해서다.
설사 합병 OTT가 그런 선택을 하더라도, 경쟁 콘텐츠 공급자들은 넷플릭스, 웨이브 등 다른 OTT 사업자와 지상파, 방송채널사용사업자 등에게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으므로 판매처가 봉쇄될 우려는 없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티빙과 시즌 간 기업결합은 경쟁을 제한하는 효과는 없으면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더 효과적으로 수급할 수 있고 콘텐츠 제작에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합병 OTT 출범으로 이어지므로 궁극적으로 OTT 구독자들의 후생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넷플릭스·웨이브 등 기존의 시장 점유율 상위 사업자와 더 치열하게 경쟁해 산업 경쟁력도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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