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 천명' 브라질 룰라…대미·대중 관계 전망은

입력 2022-10-31 14:17   수정 2022-10-31 14:47

'경제발전 천명' 브라질 룰라…대미·대중 관계 전망은
중남미 내 영향력 높이며 미국 상대 외교전 나설 듯
브릭스 활동 강화하되 '중국 약진' 견제…"원자재 일변도 수출국 벗어날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2003∼2010년 연임에 이어 내년부터 '3기 룰라 정부'를 이끌게 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이 30일(현지시간) 천명한 국정 운영 비전 중 하나는 "경제 발전을 바탕으로 배곯는 국민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복지 정책을 강화하면서도 나랏빚을 해결하고 세계 8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시킨 '8년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그의 포부에 지지자들은 뜨거운 환호를 보내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구체적으로 룰라 당선인은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브릭스(BRICS) 참여 및 활동 강화를 기반으로 국제 무대에서의 브라질 위상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코수르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 주축이 돼 결성한 경제공동체다. 인접국 우루과이, 파라과이, 베네수엘라도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칠레, 페루, 에콰도르, 콜롬비아, 수리남, 가이아나, 볼리비아 등 7개국은 준회원국이다.
다른 경제 공동체보다 국제적인 영향력이 다소 약한 편이지만, 최근 다른 지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교류의 증대를 위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 역시 메르코수르와 FTA 체결을 위해 협상 테이블을 꾸준히 마련해 왔다.
룰라 당선인은 과거 재임 시절 메르코수르 내 강한 영향력을 기반으로 국제 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실리 외교를 펼친 바 있다.
특히 미국 주도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에 대항해 메르코수르를 띄우면서 중남미를 '지정학적 뒷마당'으로 여기는 미국의 신경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룰라 당선인은 3기 정부에서도 메르코수르를 대미 외교전의 중요한 무기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구성한 협력체인 브릭스도 새롭게 주목받는다.
룰라 당선인은 과거 재임 시절 브라질을 브릭스의 주요 구성원으로 부상시키는 한편 중산층 체질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경제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특히 브라질은 중국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룰라 정부 시절이던 2008년 세계 금융위기 회복을 위한 신흥국가 역할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양국의 친밀감은 두터워졌다.
2004년에는 브라질·중국 고위급 위원회 창설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진타오 당시 국가주석과는 8차례나 만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했다.
양국 간 교역 규모도 급격히 그즈음 늘기 시작했다. 최근 수년간 브라질 최대 수입·수출국 리스트 수위는 항상 중국 차지였다.
지난해의 경우 브라질의 중국 투자액은 8조원(60억 달러)에 달해 2017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국 입장에서도 전 세계 다른 어느 나라보다 브라질에 많은 투자를 했는데, 그 비중은 13.6%에 달한다.
이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는 계속해서 끈끈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부 제기되고 있다.



다만, 미묘한 변동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룰라 당선인은 경제인과의 만남에서 브라질 내 중국의 약진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둔 중국 분석 전문단체 '차이나 프로젝트'는 브라질의 대선 관련 전망에서 "중국에 대한 (룰라의) 입장이 우호적일지 어떨지 불분명하다"며 "브릭스에 접근하는 방식과 중국의 일대일로에 접근하는 방식 두 가지에 어떤 차이를 보일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룰라 당선인은 "브라질을 원자재 일변도의 상품 수출 의존국으로 머물게 하는 협정 대신 공정한 세계 무역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남미 경제를 이끄는 중심국인데도 대두, 철광석, 석유, 사탕수수당 등 원자재 판매에 의지하고 있는 브라질 의 무역 체질을 바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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