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美, 대중국 탄압 중단하라"·블링컨 "세계는 미중협력 기대"
(베이징·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김동현 특파원 = 내달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주목되는 가운데, 양국 외교 사령탑이 31일(베이징 시간) 전화 통화를 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통화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중·미 관계를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리는 것은 중·미 공동의 이익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어 "미국은 대중국 억제 및 탄압의 수법을 중단해야 하며, 양국 관계에 새로운 장애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왕 부장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새로운 수출 통제 규정을 도입하고 중국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는 등 자유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면서 이를 시정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세계는 미·중 협력을 기대한다"며 "미측은 앞으로 미·중 관계에 대해 중국 측과 소통을 유지하면서 양국 관계의 기반을 탐색하길 원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통화 사실을 알리고서 "블링컨 장관은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미중 관계를 책임 있게 관리할 필요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왕 부장은 "각국이 자제하면서 냉정하게 결단하며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 상황이 더 악화하거나 통제 불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 가닥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협상의 문을 닫아선 안 되고, 1%의 가능성만 있다면 평화를 위해 100%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부연했다.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 전쟁이 세계 안보와 경제적 안정에 미치는 위협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아이티의 인도주의·안보 상황이 악화하고 있어 아이티 국민을 돕기 위해 조율된 행동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미중 정상이 내달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에 양자 대면 회담을 개최할 가능성이 주목되는 가운데 두 사람이 이에 대해 논의도 했을 개연성이 있지만 양국 외교부 발표에는 관련 언급이 없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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