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실시간데이터'에선 참사 직전 이태원 일대 '매우 붐빔' 경고
서울시-KT, 실시간 밀집도 공개 상용화…전국 확대는 '빅 브러더' 논란 일수도
SKT, 행안부에 사고 당일 밤 유동인구 자료 전달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인구가 과도하게 밀집한 상황에서 경보를 발송하거나 행정 통제를 내리는 데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 기술은 이미 서울시와 KT가 개발을 마치고 상용화에 나선 것으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국 단위 밀집도 파악·경보 시스템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1일 정부와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KT와 서울시는 9월부터 시내 관광지와 주요 상권 등 인구 혼잡도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서울 실시간 도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KT 이용자 휴대전화가 기지국과 교신한 결과물인 가입자위치 정보시스템(CPS) 데이터를 KT 시장 점유율로 환산해 5분마다 해당 지역 인구 밀집도를 추산한 자료다.
이태원 사고가 난 29일 오후 10시 당시 데이터를 보면 이태원관광특구 일대는 최대 5만8천 명이 몰린 '매우 붐빔' 수준이었다.
이렇듯 밀집도 파악은 이미 기술적으로는 개발이 끝난 단계다. 서울시를 전국으로, KT를 이동통신 3사로 확대하면 전국 어디서든 인파가 지나치게 몰린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밀집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하면 경보나 재난 문자를 보내거나 행정력이 해산 안내·질서 유지에 나서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기술 수준에는 이미 도달했다는 게 과학기술계 이야기다.
하지만 개인 정보인 통신 데이터를 수집, 활용하는 데 따른 논란도 예상된다.
국가 또는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어서다. 전체주의 국가인 중국은 이미 개인정보·동선 등을 지나치게 수집해 국제사회로부터 '빅 브러더' 사회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는 지난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목적으로 정부가 이태원 방문자 1만여 명의 휴대전화 기지국 접속 정보를 수집한 것은 기본권 침해라는 취지의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이태원 사고처럼 인구 밀집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개개인 정보를 익명화하고 총인원 수 데이터만 활용하면 빅 브러더 논란을 피할 수 있다는 견해도 대안으로 나온다.
정부는 일단 사고 수습이 먼저라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 중이다.
다만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사고 직후 긴급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과학기술과 디지털 기술 등을 활용한 재난 예방 대책과 사후조치 방안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어떤 기술로 재난 예방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 전문가 논의를 거쳐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동통신사로부터 위치기반 데이터를 제출받아 이태원 참사 당시의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017670]은 행정안전부 요청으로 사고 당일인 29일 밤 이태원 관광특구 주변 유동인구 자료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2011년 '지오비전 서비스'라는 유동인구 분석 서비스를 개발해 이동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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