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슨 후커 "비핵화 비관적…지금 北은 북미관계보다 핵이 중요"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2018∼2019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미정상회담 실무를 담당한 전직 미국 당국자는 1일(현지시간) 북한과 대화를 통한 비핵화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앨리슨 후커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보좌관은 이날 워싱턴타임스 재단 주최 웨비나에서 "현재 상황을 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 지도부는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일을 통해 리비아의 교훈을 다시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침략과 점령을 당하지 않으려면 자신들의 핵 억지력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그런 사고방식을 바꾸기는 매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핵무기를 반환하는 조건으로 러시아와 미국, 영국의 안전 보장을 약속받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것을 보면서 리비아의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핵무기를 폐기하고 몇 년 되지 않아 반정부 시위로 정권을 잃고 살해된 사실을 북한이 다시 떠올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후커 전 선임보좌관은 "미국이 한국과 하는 군사훈련의 성격이 우리가 늘 말했던 대로 대북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용이라는 점을 북한에 설득하기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년 동안 북한을 연구하면서 한때는 비핵화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면서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난 비핵화를 크게 기대하지 않으며 낙관적이지도 않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대화를 재개하려면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관계 개선과 핵·미사일 개발 중 어떤 목표에 더 비중을 두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어느 시점에 미국과 관계가 그런(핵·미사일) 것들보다 북한에 더 중요해질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북한 지도부가 조 바이든 행정부를 아예 상대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김정은이 아직 바이든 행정부에서 얻어낼 게 있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시도할 것"이라며 "아직은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를 완전히 등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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