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 "테헤란에서 찍힌 영상, 이란 경찰 잔혹함 보여줘"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란 반정부 시위 참가자를 경찰이 폭행하며 진압하는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란 경찰 당국은 폭력 행위를 부인하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테헤란에서 경찰이 진압봉으로 한 남성 시위 참가자를 폭행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산했다.
검은색 헬멧과 방탄조끼를 입은 경찰들은 진압용 오토바이로 쓰러진 이 남성의 몸을 타고 넘어가기도 했다.
영상 정보에 기록된 촬영 일자는 지난달 22일이었다.
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AI)은 이 영상과 관련해 "테헤란에서 찍힌 이 충격적인 영상은 이란 보안 당국의 잔혹함이 무한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폭력을 행사한 경찰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이란 경찰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해당 영상에 대한 내부 진상 조사에 착수했으며, 위법 행위가 확인된 경찰은 처벌받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경찰은 가혹하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며, 법에 따라 범법자들을 다룬다"며 영상 진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아미니는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번 시위로 미성년자 46명을 포함해 300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또 대학생 300명을 포함해 1만4천명 이상이 체포된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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