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탄약 1만2천400발 재수출 허가 요청…"분쟁지역에 군수품 못 보내" 회신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스위스가 우크라이나로 스위스제 탄약을 공급할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는 독일의 요청을 재차 거절했다.
스위스 국가경제사무국(SECO)은 최근 크리스틴 람브레히트 독일 국방장관이 스위스제 탄약 1만2천400발을 우크라이나로 재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는 서한을 보내왔지만 거절 의사를 담아 회신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SECO는 이런 회신이 중립국 원칙을 지키는 스위스의 전쟁물자 관련 법규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스는 자국산 군수품을 구매한 나라가 다른 국가로 이를 재수출하려면 SECO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독일 측이 우크라이나로 재수출하고자 한 탄약은 스위스에서 들여온 것으로, 이미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된 게파트 자주대공포에 사용된다.
그러나 스위스 법규는 국가 간 무력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으로 군수품을 재수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스위스산 탄약이 독일에 공급될 때부터 이런 재수출 관련 조건이 붙어 있었다.
SECO는 "법규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독일이 우크라이나로 스위스 군수품을 들여보내는 것을 승인하는 건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스위스는 지난 6월에도 동일한 내용으로 탄약 재수출 허가를 구하는 독일의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이번 국방장관 명의의 서한에서 독일은 게파트 자주대공포가 흑해 연안에 배치돼 있으며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보호하는 데 사용될 것이라는 내용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탄약 공급이 아프리카 등지의 기근 문제를 해결해 주는 곡물 수출을 돕는 길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재고를 요청한 것이지만 스위스는 이번에도 동일한 답변을 독일 측에 보냈다.
prayer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