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임대주택 시장이 최근 1% 미만의 공실률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공급 부족으로 임대료가 치솟고 있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4일 부동산 정보업체 도메인의 통계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호주의 임대주택 평균 공실률이 0.8%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 10월 공실률 1.5%에 비해 거의 반토막 난 수준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외국인 입국을 엄격하게 통제했던 2020년 당시 3.8%까지 치솟았던 공실률은 작년말 국경봉쇄가 풀리면서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 임대주택 시장에서는 통상 안정적인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는 균형 공실률을 3% 내외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드니의 경우 최근 들어 공실률이 넉달째 감소하면서 지난달에는 1%를 기록했다.
멜버른 역시 코로나19 봉쇄가 한창이던 2020년에 5.2%까지 치솟았던 공실률이 1.1%까지 떨어졌다.
특히 브리즈번과 퍼스는 각각 0.7%와 0.3%, 애들레이드는 0.2%의 공실률로 시드니와 멜버른보다 임대난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실률과 함께 임대 물량이 급감하면서 임대료는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분기(2022.7~9)에 시드니와 멜버른의 단독주택 주당 중간 임대료는 각각 650호주달러(약 58만원)와 470달러(약 42만원)로 직전 분기에 비해 4.8%와 2.2% 각각 상승했다.
도메인의 니콜라 파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임대시장이 전국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라면서 "내년에 외국 유학생과 이민자가 대거 입국하면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저소득층 세입자들은 현재 시장에서 마땅한 임대 물건을 확보하기가 엄청나게 어려울 것"이라면서 "해외 이민자들과 취약 계층을 위한 신규 및 공공 임대 주택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주부동산중개인협회(REIA) 헤이든 그로브스 회장은 "임대주택 한건에 임대 희망자가 50명까지 몰리는 등 극심한 공급 부족 상태에 있다"면서 "과도한 경쟁 때문에 몇 번 실패한 후에 아예 이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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