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보도…러에 무기지원 이어 협력 강화 움직임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와 이란간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이 교착된 가운데 이란이 러시아에 추가 핵물질 확보 및 핵연료 제조를 위해 도움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요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이란이 드론을 공급하는 등 양국간 군사 협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미국 정보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면서 CNN 방송이 이같이 보도했다.
이 핵연료는 이란의 원자로 가동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이른바 '브레이크아웃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브레이크아웃 시간은 핵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농축우라늄을 확보하는데 소요되는 기간을 의미한다.
특히 러시아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등과 함께 JCPOA에 참여했던 당사국이다. 이 때문에 이란의 핵무기 보유에 부정적이던 러시아가 이번에 이란을 돕는다면 러시아의 핵 정책이 바뀐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무기 지원의 대가로 러시아에 핵 프로그램에 대한 도움을 요청했다고 주장했으나 미국이 확보한 정보에는 그런 대가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는 않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EU)의 중재로 이란과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한때 타결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협상 의제에 대한 입장차로 현재는 교착 상태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달 프랑스 외교장관과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핵 협상과 관련, "이란이 핵 합의에 대한 논의에 외부 이슈를 계속 제기해 합의가 임박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란이 계속 이렇게 하는 한 합의될 가능성이나 전망도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대러시아 무기 지원, 반정부시위 탄압 등을 이유로 최근 잇따라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하면서 양국간 대결적 관계가 이어지는 것도 핵 합의 복원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미국의 한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란이 러시아와 핵 협력을 모색하는 것에 대해 "2015년 핵 합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며 핵합의 복원을 더 어렵게 할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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